‘환경노벨상’에도 정치권은 무관심…“기후위기·불평등 함께 이야기하는 후보 뽑을 것”[다른 목소리②]

강한들 기자 2026. 5. 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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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림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골드만 환경재단 제공
6·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재명 정부 중간평가 성격이 강한 데다 전국 14곳에서 ‘미니 총선’을 방불케 하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까지 함께 치러지면서 선거는 거대 양당 간 구도 싸움으로 흐르고 있다. 유력 정당과 후보의 목소리가 점점 커질수록 소수의 목소리가 설 곳은 좁아지고 있다.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선거는 다양한 의견들이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려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기후활동가, 장애인, 청소년 등 소수의 목소리를 전하는 후보자와 유권자도 이번 선거의 주인공이다. 경향신문은 약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정치권을 만들고 싶어 생애 첫 투표에 나선 10대 청소년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다른 목소리’를 릴레이로 싣는다.

8년 차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김보림씨(33)는 지난달 21일 환경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골드만 환경상을 받았다. 아시아 최초로 청소년 주도 기후 소송을 제기해 정부의 기후 정책이 미래 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 판결을 받은 점이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상 이후 6·3 지방선거에 집중하고 있는 원내 정당에서는 환영 성명이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김씨는 “지방선거는 각 지역에서 기후위기 의제를 말할 기회지만 권력 다툼만 보이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일 전화 인터뷰에서 “기후위기는 불평등 문제”라며 “단순히 탄소를 줄이겠다는 공약을 넘어,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그리는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김씨가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파리협약에 따른 1.5도 목표 시한이었던 2030년은 멀게만 보였다. 이제 2030년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8년 동안 기후위기의 위험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역대 최장기 장마가 찾아왔고 2022년 9월에는 태풍 힌남노로 포항 냉천이 범람하면서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에서 10명이 숨졌다. 2023년 7월에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한 지하차도가 침수돼 14명이 숨졌다. 김씨는 “정치인들은 아직도 기후위기는 먼 미래의 문제로만 다룬다”며 “지금 당장 각 지역에 있을 기후재난 위험을 파악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불평등 문제에 주목했다. 2022년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서 일가족 3명이 폭우로 인한 침수로 목숨을 잃었다. 피해자인 40대 자매 중 언니는 발달장애인이었다. 김씨는 “취약계층은 기후재난이 닥쳤을 때 생명에 위협이 있을 정도로 큰 영향을 받는다”며 “기후위기를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이유는 사회가 모두에게 지속가능하고 안전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김씨가 기후 활동가로 살아오면서 겪는 여섯 번째 선거이자 가장 조용한 선거다. 김씨가 속한 청소년기후행동에서는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때 ‘기후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캠페인을 통해 기후위기를 고민하는 의원 수를 원내에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때는 후보별 기후 공약을 비교하는 홈페이지를 만들고, 대선 후보들에게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공개하는 활동을 했다.

청소년기후행동은 이번 지방선거 때는 별도 캠페인을 하지 않기로 했다. 김씨는 “몇 차례 선거 캠페인을 하면서 선거 전 ‘기후위기에 더 잘 대응해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무력감이 쌓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소년기후행동은 지방선거 이후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요구 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씨는 “하동, 태안 등 석탄발전소가 많은 지역에는 노동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고, 울산 등에는 공공성을 높이고 기후위기에 도움이 되는 대중교통 중심 정책을 만들라고 요구할 계획”이라며 “선거 이후에도 기후위기 대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민들에게 효능감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기후활동가 김보림, ‘환경 노벨상’ 골드만 환경상 수상
     https://www.khan.co.kr/article/202604211050011


☞ [지방선거 기획 다른 목소리]“약자 위하는 정치에 투표…정쟁 줄어야 청소년들 관심”
     https://www.khan.co.kr/article/202604302048015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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