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활용 시대…위성사진 분석시장 선도"

박성배 기자(park.seongbae@mk.co.kr) 2026. 5. 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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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익 텔레픽스 대표
우주에서 위성으로 찍은 사진들
AI로 분석해 필수 데이터 선별
산불 피해 분석·적조감지 탁월
글로벌 원자재 물동량 체크도

"고객이 원하는 건 위성사진 자체가 아닙니다. 그 안에서 추출된 가치 있는 정보와 아이템입니다."

조성익 텔레픽스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우주산업의 경쟁 축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처럼 비싼 위성 한두 대를 올려 사진을 판매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우주에서 데이터를 수집·처리하고 판단까지 연결하는 구조가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텔레픽스는 우주 카메라와 위성 특화 인공지능(AI) 분석 솔루션을 함께 개발하는 회사로 위성의 눈과 뇌를 함께 만드는 전략을 택했다.

조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계기도 여기에 있다. 공공 연구기관에 있을 때 그는 위성사진이 들어오면 직접 분석해 보고서를 쓰는 일을 했다. 문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이었다. 사진 한 장을 분석하는 데 2시간 이상이 들었고 주말과 연휴에도 일이 생기면 바로 대응해야 했다.

그는 위성이 더 많아지고 사진 수요가 늘어나면 기존 방식은 지속될 수 없다고 봤다. 결국 반복 업무는 AI로 자동화하고 사람은 더 고부가가치 판단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텔레픽스의 출발점이 됐다.

이 같은 방향은 텔레픽스의 주력 제품으로 이어졌다. 회사는 AI 큐브위성 '블루본', 위성용 AI 프로세서 '테트라플렉스', 위성 특화 에이전틱 AI 솔루션 '샛챗'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샛챗은 사용자가 자연어로 질문하면 위성 데이터를 검색·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도출하는 서비스다.

조 대표는 "위성 분석하지 마세요. 이젠 샛챗에게 시키세요"라고 표현했다. 전문가만 다룰 수 있던 위성 데이터를 사용자가 쉽게 쓰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텔레픽스는 위성 관측부터 궤도상 AI 처리, 데이터 분석까지 연결된 우주 기반 의사결정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테트라플렉스는 이러한 구상의 핵심이다. 이 프로세서는 위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지상으로 모두 내려보내지 않고 궤도에서 직접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텔레픽스에 따르면 블루본에 탑재된 테트라플렉스는 위성 영상 전처리 시간을 기존 약 6분에서 11초로 줄였다.

또한 국내 최초로 궤도상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도 성공했다. 발사 뒤에도 AI 성능을 계속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조 대표는 "미사일 탐지나 적조, 산불처럼 몇 분, 몇 시간이 중요한 상황에서는 원본 전체보다 필요한 정보만 빠르게 내려보내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업 영역도 넓히고 있다. 텔레픽스는 산불 피해 분석, 북한 우라늄 공장 폐수 슬러지 면적 변화 분석, 원자재 물동량 추정 등 환경·안보·금융 영역에서 위성 데이터 활용 사례를 축적해왔다. 이러한 이유에서 조 대표는 위성사진이 단순한 영상을 넘어 공급망과 에너지, 원자재, 재난 대응 같은 의사결정에 쓰이는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텔레픽스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잡으려는 데 있다. 회사가 핵심 부품까지 직접 설계·생산해 기존 위성용 카메라와 인공위성의 높은 가격 구조를 낮추는 데 집중하는 방향이다. 성능은 유지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광학탑재체, AI 온보드 프로세싱, 데이터 분석 솔루션까지 직접 묶는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했다.

이 점에서 해외 시장 성과도 나오고 있다. 텔레픽스는 올해 헝가리 정부의 국가 지구 관측 위성 프로그램에 수천만 달러 규모의 고해상도 전자광학 카메라 시스템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설계부터 부품 생산, 조립·시험까지 내재화한 수직계열화 체계가 이번 수주의 배경이었다.

이어서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150억원 수준의 프리 기업공개(IPO) 투자도 유치했다. 최근 투자를 포함하면 누적 유치 투자금액은 500억원 규모다. 텔레픽스는 이를 바탕으로 위성 양산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조 대표는 우주산업의 다음 단계를 두고 "우주를 꿈꾸는 시대에서 우주를 활용하는 시대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구를 더 깊고 자세하게 이해하고 나아가 달과 화성으로 가는 길에서 나침반과 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 있는 우주 AI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박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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