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일자리는 줄었는데…직장인 10명 중 3명 "내 업무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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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회사 업무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된 이후 채용이 줄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노동단체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I의 업무 영향'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기술을 업무에 공식 도입한 이후 채용 규모가 줄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52.4%였다.
자신의 직장이 업무용 챗봇(채팅 로봇), 생성형 AI, 데이터 분석 예측 서비스 등 AI 기술을 도입했는지 묻는 문항에 47.1%는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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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 "AI 투입 후 채용 감소"
26.7% "AI 접목 후 업무량 증가"
비정규직·비노조원일수록 취약

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회사 업무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된 이후 채용이 줄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AI 투입 뒤 사람이 감당해야 할 업무량이 줄었다고 생각하는 쪽보다 늘었다고 생각하는 직장인이 더 많았다.
3일 노동단체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I의 업무 영향'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기술을 업무에 공식 도입한 이후 채용 규모가 줄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52.4%였다. 또 'AI 기술 이후 업무량이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26.7%였다. 이는 '업무량이 감소했다'는 응답 비율(19.1%)보다 많다. '업무량에 변화가 없다'는 응답이 54.1%로 가장 많았다.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봐도 AI가 특정 직군의 노동자들에게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20년 차 상담사 김현주(48·KB국민은행)씨는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깡통 AI(성능이 떨어지는 AI) 때문에 인간의 업무는 더 늘어났다"고 토로했다. 고객 상담 업무에 투입된 AI가 소비자의 요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사고까지 쳐 사람이 대신 일처리하는 사례가 많다는 설명이다. 특히 AI의 미숙한 일처리 탓에 인간 상담사와 연결된 고객들은 이미 화가 나 있는 상태여서 감정 노동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이 지난해 콜센터 종사자 16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AI 도입 후 하루 평균 상담 콜수는 감소했지만 건당 평균 상담 통화시간은 오히려 증가했다. 'AI가 과로하는 인간 노동자를 구원해줄 것'이라는 낙관론은 아직 현장에서 통하지 않는 셈이다.
"버팀목 없는 비정규직, 비노조원일수록 취약"

일상 업무 속에 AI는 얼마나 침투해 있을까. 자신의 직장이 업무용 챗봇(채팅 로봇), 생성형 AI, 데이터 분석 예측 서비스 등 AI 기술을 도입했는지 묻는 문항에 47.1%는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또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노동자일수록 AI의 업무 투입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 AI가 실제 업무에 투입되고 있는지 묻는 문항에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정규직 10.8%, 비정규직 24.3%였다. 노조 조합원은 9.6%, 노조 비조합원은 17.1%로 집계됐다. 직장갑질119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언권을 갖기 어려운 조건에 놓인 노동자일수록 자신의 노동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기술 도입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기술 도입 이후 기존 인력의 감축이나 구조조정이 있었는지 묻는 문항에 23.8%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응답에서도 비정규직 비율은 28.9%로 정규직 21.6%보다 높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민간 300인 이상 대기업이 29.1%로 가장 컸다. 직장갑질119는 "콜센터, 고객상담, 사무지원과 같이 대규모 사업장에 속해 있으면서도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 비중이 높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노동계는 AI의 일자리 침탈에 대비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요구했다. AI 기술 도입 결정에 노동자의 참여권을 보장하고 AI가 도입될 경우 노동 환경에 미칠 영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AI노동영향평가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김병욱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지금처럼 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AI 기술이 도입되고 노동자는 사후적으로 영향을 떠안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AI는 불평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AI 기술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AI 관련 정책 설계 과정에서부터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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