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엔 통항 재개 요구, 군은 파견 고심…호르무즈 해법 찾는 정부
美 새 구상 변수…함정 파견은 부담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는 한국 선박 운항, 한국 선원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해법 찾기가 분주하다. 이란에 선박의 통항 재개를 요구하는 한편, 영국·프랑스와 미국이 각각 추진하는 다국적 해상 공조도 검토 중이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장관은 전날 이란 측 요청으로 이뤄진 세예드 압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과의 통화에게 우리 선박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안전한 통항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중동 안정이 글로벌 안보와 경제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역내 평화와 안정이 조속히 회복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양측은 앞으로도 관련 사안에 대해 지속 소통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란과 소통함과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항 보장을 위한 다국적 공조 참여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군 당국은 항행 자유와 국제 해상로 안전을 위한 국제사회 공조에 참여해 왔다. 지난 3월 프랑스 주관 각국 합참의장급 화상회의에는 진영승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지난달 30일 영국·프랑스 공동 주관 장성급 화상회의에는 합참 전략기획부장(공군 소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40여 개국이 참석한 지난달 회의에서는 영국과 프랑스가 종전 후 작전 구상 등을 설명했고, 한국 측은 기여 방안을 살펴보는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해양 자유 연합(MFC·Maritime Freedom Construct)’ 구상도 새 변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9일 미국 국무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적 통항 재개를 위한 MFC 구상을 각국 주재 대사관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MFC는 해협에서 상업적 운항을 재개하기 위해 외교 협력, 정보 공유, 제재 집행 등을 추진하는 구상이다. 한국 정부는 제안 접수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한·미는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밝혔고, 국방부도 미국 등 관련국과 소통 중이며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실질적 기여’ 방침을 밝힌 만큼, 어떤 방식으로 힘을 보탤지가 쟁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영국·프랑스 주도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 화상회의에서 해협 내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해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전 통항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민간 선박 보호와 해상 상황 파악, 기뢰 위협 대응 같은 군사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아덴만 청해부대 대조영함, 임무 교대 예정인 구축함 왕건함, 군수지원함 투입 가능성이 일각에서 나온다.
다만 함정 같은 군 자산을 투입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호르무즈 해협은 선박 공격이나 우발 충돌 가능성이 있는 해역인 만큼 민간 선박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함정이 드론과 소형 고속정, 바닷속 기뢰, 미사일 등 여러 위협에 동시에 노출될 수 있다.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별도 임무를 맡게 될 경우 국회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군 관계자는 국제법, 국제 해상로 안전, 한·미 동맹, 한반도 안보 상황, 국내법 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참여 방식, 수준 등에 대한 고민이 깊은 가운데 일단은 다국적군 본부에 연락장교를 보내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등 비전투적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1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해협 봉쇄 장기화에 대비해 1∼4단계 계획을 짜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제사회 노력 지지, 정보 교류, 인력 파견을 먼저 하고, 군 자산 투입은 최종 단계에서 검토한다는 취지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참여 방식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정부는 관련국과의 소통을 이어가며 현실적인 기여 방안을 신중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장민주 기자 chapt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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