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엔 팔아라?…글로벌 증시, 4월 랠리 뒤 이번 주 변수는
美 4월 고용보고서, 노동시장 견조 지속 예상
연준·ECB·영란은행, 인플레 경고…통화 기조 주목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월가의 오랜 격언인 “5월엔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는 올해 유효할까? 월가에서는 고개를 젓는 분위기다. 기록적인 4월 랠리를 뒤로하고 5월이 시작된 가운데, 미국 고용지표와 주요국 인플레이션 데이터, 기업 실적 발표가 이번 주 시장의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2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 스톡스(STOXX) 600과 독일 닥스(DAX) 지수는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월간 성과를 기록했고, 이탈리아 FTSE MIB는 약 9% 급등하며 2023년 1월 이후 최강 퍼포먼스를 냈다. 미국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이 약 6년 만에 최고 월간 수익률을 달성했다.
도이체방크는 STOXX 600을 대상으로 39년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월 매도 전략이 단순 장기보유 전략보다 25번이나 열등한 성과를 냈으며 통계적 우위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JP모건 트레이딩 데스크도 최근 10년간 S&P500의 5월 평균 수익률이 1.5%, 6월 1.9%, 7월 3.4%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이란 전쟁 종전 가능성이 봄철 증시에 추가 상승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 분쟁에도 글로벌 주요 증시가 눈에 띄는 회복력을 보인 점이 이러한 기대를 뒷받침한다.
4월 미국 고용, 이란발 에너지 충격 속에서도 견조
블룸버그는 오는 8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4월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6만2000명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금 상승세 가속, 실업률 안정, 노동참여율 소폭 상승도 함께 전망됐다. 이란 전쟁에서 비롯된 에너지 충격이 경기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지만, 노동시장은 아직 뚜렷한 타격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 경제는 오일쇼크에 지금까지 회복력을 증명했으며, 일부 부문, 예컨대 에너지 수출은 오히려 전쟁에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4월 하순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196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ADP의 민간 고용 주간 지표도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5일(현지시간) 발표될 3월 구인건수(JOLTS)는 전월 대비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돼 ‘채용도 해고도 적은(low-hire, low-fire)’ 노동시장 구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중앙은행들의 매파적 기조는 이번 주에도 시장의 최대 변수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고 강조했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부정적인 공급충격의 영향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영란은행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포함한 인플레이션 경고를 내놨다.
연준에서는 이번 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5일),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7일), 미셸 보먼·크리스토퍼 월러·메리 데일리(8일) 등이 잇따라 발언에 나선다.
우리나라와 관련해서도 주목할 부분이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주 한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글로벌 인플레이션 동향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높은 유가와 운송비가 아시아 각국 물가에 연쇄적으로 파급되고 있는지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기업 실적 줄줄이 발표…각국 중앙은행 금리 결정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를 종합하면, 이번 주에는 굵직한 기업 실적들이 쏟아진다. 미국에서는 5일 AMD, 6일 디즈니·우버, 7일 맥도날드·에어비앤비·코어위브, 8일 웬디스 등이 예정돼 있다. 유럽에서는 5일 유니크레딧·HSBC, 6일 노보 노디스크·BMW, 7일 셸·머스크, 8일 커머츠방크·IAG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거시 일정으로는 호주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5일)이 특히 주목받는다. 시장은 미셸 불록 총재가 현재 4.10%인 기준금리를 4.35%로 0.25%포인트 올릴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세 차례 연속 인상이다. 노르웨이·스웨덴·체코·폴란드 등 유럽 각국 중앙은행 결정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결국 이번 주는 ‘5월 매도 공식’의 유효성 여부를 두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실전에서 답을 내놓는 첫 주가 될 전망이다. 미국 고용의 견조함이 확인되느냐, 아니면 에너지 충격이 본격적으로 균열을 내기 시작하느냐에 따라 ‘더 오를 것인가, 팔 때가 됐는가’의 추가 셈법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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