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독 미군 5000명 감축”에 독일 “예상된 일”···주둔지 주민들 “경제적 타격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독일 주둔 미군 5000명 철수를 발표한 가운데, 독일 정부는 “예상 가능한 결정”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주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경제적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미군 감축 결정이 “예상 가능한 일”이라면서 “유럽인들은 안보에 대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유럽, 특히 독일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독일과 미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미 국방부가 독일에서 어느 부대를 철수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다만 철수 발표에서 ‘여단급 전투부대’가 언급된 만큼, 현재 바이에른주 그라펜뵈어 인근 빌제크에 영구 주둔 중인 제2기병연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2기병연대는 병력 약 4800명으로 구성된 여단급 부대로, 독일에 영구 배치된 유일한 여단급 전투부대라고 SZ는 설명했다.
SZ는 “순환배치 부대가 재파견되지 않는 수준이라면 지역 경제 피해는 제한적이겠지만, 영구 주둔 부대가 철수할 경우 상주 병사와 가족들이 지역 사회를 떠나게 돼 경제적 타격이 훨씬 크다”고 분석했다.
유럽 최대 미군 훈련기지가 있는 그라펜뵈르의 경우 순환 배치 부대가 사라져도 훈련장을 폐쇄하지 않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 군사 훈련에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상시 주둔 중인 전투부대가 철수할 경우 지역 경제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람슈타인 공군기지 등 미군 기지가 다수 위치한 라인란트팔츠주의 알렉산더 슈바이처 주지사는 DPA통신에 “이번 발표가 우리 주에도 영향을 미칠까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차기 주지사로 당선된 고든 슈나이더도 “단순히 안보 정책 협력 문제가 아니다. 주둔 군대는 경제적 문제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미국이 독일 주둔군 철수를 검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는 방위비 부담 등을 이유로 1만2000명을 철수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기도 했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이 계획은 백지화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럽 주둔 미군 규모는 오히려 늘어 8만~10만명에 달하고 독일에는 약 3만6000명이 주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스타스앤스트라이프스는 2020년 미군 철수가 논의되던 시기, 빌제크 시장이 “제2기병연대가 철수하면 바이에른 지역 경제에 약 1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한 발언을 보도한 바 있다.
미 국방부는 독일 주둔 미군 약 5000명의 철수를 향후 6~12개월 안에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 사항은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기자들을 만나 “5000명보다 훨씬 더 많이 감축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군 철수 계획이 독일에 대한 “처벌로 비치길 원한다”는 익명의 국방부 관계자의 말도 전했다. 메르츠 총리는 최근 “미국이 이란에 굴욕을 당했다”고 말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철수를 지시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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