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객 390명 제한…경주 토함산 암곡길 ‘예약제’ 전면 시행

황기환 기자 2026. 5. 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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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서식지 보호 위해 5월 중순부터 사전예약 의무화
무분별 탐방 억제·자연 공존 실험… 지역상권 영향은 과제
▲ 경주 토함산 암곡탐방로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긴꼬리딱새'. 경주국립공원사무소

천년고도의 비경으로 꼽히는 토함산 암곡 탐방로가 생태계 복원과 자연 가치 보존을 위해 잠시 '쉼표'를 찍는다. 경주국립공원사무소는 오는 16일부터 7월 31일까지 암곡탐방지원센터에서 무장봉을 잇는 구간에 대해 '탐방로 예약제'를 전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출입 통제가 아닌, 기후 위기와 생물 다양성 감소라는 환경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암곡 구간은 은빛 억새 군락지로 유명하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하늘다람쥐, 벌매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이 서식하는 생태적 보고가 자리하고 있다. 공단 측은 무분별한 탐방객 유입에 따른 서식지 훼손을 막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해 왔다.

올해 운영 기간 중 암곡 탐방로를 이용하려는 시민과 관광객은 국립공원공단 예약통합시스템을 통해 방문 전날 오후 5시까지 반드시 사전 예약을 마쳐야 한다. 하루 입장객은 최대 390명으로 제한된다. 다만 인터넷 예약 인원이 미달될 경우에 한해 현장에서 잔여분만큼 접수를 진행, 탐방 편의를 도모할 방침이다.

▲ 경주 토함산 암곡탐방로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원앙'. 경주국립공원사무소

지역 환경 전문가들은 이번 예약제 시행이 경주국립공원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생태 전문가는 "토함산은 경주 시민들의 허파와 같은 곳이지만, 특정 구간에 인파가 쏠리면 토양 답압(밟아서 단단해짐)과 소음으로 동식물이 생존 위협을 받는다"며 "수요 관리를 통해 탐방객에게는 수준 높은 자연 경험을, 동식물에게는 평화로운 서식 환경을 제공하는 '상생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인근 상권 일부에서는 예약제로 인한 방문객 감소를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암곡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환경 보호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예약 사실을 모르고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이 없도록 홍보와 유연한 현장 운영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호곤 경주국립공원사무소 탐방시설과장은 "암곡 탐방로 예약제는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라며 "올바른 탐방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관련 문의는 경주국립공원사무소를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