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가서 계약 속도 붙었다"… 스타트업 글로벌 교두보 된 SKT

손영하 2026. 5. 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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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스케치'
MWC서 국내 스타트업 단독 전시관
해외 시장에 기술력 선보일 기회 제공
"2030년까지 스타트업 500곳 육성"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정재헌(오른쪽)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가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6에 참석해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SKT 제공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에너자이'는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모바일·통신 기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6' 현장에서 유럽 통신사 담당자들을 자사 부스로 직접 초청해 설루션을 선보였다. 에너자이의 핵심 기술은 AI 모델을 극단적으로 경량화해 스마트폰, 셋톱박스 같은 일상 속 기기에서 구동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당시 에너자이는 소형 기기 하나에서 언어모델 두 개가 영어를 스페인어로 실시간 번역하는 모습을 클라우드 없이 수백 메가바이트(MB) 규모 모델만으로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장한힘 에너자이 대표는 "시연 이후 계약에 속도가 붙었다"고 말했다. 꼭 만나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던 파트너사 담당자를 현장에서 발견하고 달려가 미팅 일정을 잡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생태 복원 스타트업 '인베랩'은 같은 전시회에서 바르셀로나 현지 생태 전문기관 관계자와 접점을 만들어 공식 미팅을 성사시켰다. 인베랩은 훼손된 자연 현장을 드론으로 파악한 뒤, 데이터 기반으로 해당 지역에 적합한 자생종 시드볼(Seed ball)1을 설계해 드론으로 살포하고, 회복 상태를 다시 데이터화하는 스타트업이다. 신원협 인베랩 대표는 "정보통신 행사인 MWC에서 자연자본 설루션에 대한 관심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걸 실감했다"고 했다.

데이터 보안 스타트업 '코넥시'는 중요한 데이터를 한곳에 몰아두지 않고 여러 곳에 분산 저장하면서 필요할 때 즉시 진위를 확인, 복원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영일 코넥시 대표는 MWC 현장에서 한 사이버 보안 전공 박사과정 학생으로부터 바르셀로나 조세국 데이터 유출 사고를 전해 듣고 유럽 시장의 데이터 신뢰 수요를 직접 확인했다. 코넥시는 현재 유럽과 미국 글로벌 법인들로부터 추가 기술 검증 제안을 받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협업 스타트업 누적 투자 유치액 1500억

정재헌(맨 오른쪽) SKT CEO가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6에 참석해 '4YFN' 행사의 SKT 스타트업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SKT 제공

세 스타트업은 모두 SK텔레콤의 스타트업 협업 프로그램 'SKTCH(스케치)'의 지원을 받아 MWC 무대에 섰다. SKTCH는 SKT와 테크(Tech)의 합성어로, SKT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SKT는 MWC와 함께 열리는 스타트업 행사 '4YFN(4 Years from Now·4년 뒤 본 전시에 진출할 만한 업체들이란 뜻)'에서 SKTCH 스타트업 단독 전시관을 열고, AI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분야 스타트업 15곳의 글로벌 무대 진출을 지원했다.

이런 성과는 MWC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다. SKTCH의 전신인 'ESG 코리아'에 참여했던 기업들은 SKT와 구체적인 협업 관계를 맺었다. 2024년 이 프로그램에 선정됐던 '스트레스솔루션'은 자사의 맞춤형 사운드 기반 스트레스 관리 설루션 '힐링비트'를 SKT의 V컬러링 콘텐츠로 출시했다. 또 SKT 스포츠 선수단을 대상으로 경기력 향상, 스트레스 관리 콘텐츠도 제공했다고 한다. 핀테크 스타트업 '바다플랫폼'은 통신 3사 개인 인증 앱 '패스(PASS)'의 모바일 지갑 서비스에 식품안전증명서 발행 기능을 도입하는 성과를 올렸다. 2023년 선정됐던 '워터베이션'은 물 필터 기반 대기 정화 기술을 SK하이닉스와 협력사 현장에 적용하는 실증 작업을 진행했다.

ESG 코리아는 2021년 출범했다. 초기 10개 파트너사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등 27개 기관과 기업이 참여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현재까지 스타트업 총 78개를 육성했으며, 이 가운데 44개 팀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SKT나 그룹 관계사와 실질적인 사업 연계도 33건에 달하며, 협업 기업들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500억 원에 이른다.


"더 많은 스타트업 성장 돕겠다"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6의 4YFN 전시에 참가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SKT 스타트업 전시관의 슬로건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T 제공

SKT는 올해부터 이 프로그램을 SKTCH 브랜드 아래 두 축으로 재편했다. ESG 분야를 담당하는 'SKTCH 포 굿'은 지난달 7일부터 30일까지 참여 스타트업을 모집했다. △디지털 포용과 돌봄 △기후 재난 대응 △디지털 범죄 예방 분야의 혁신 스타트업 15개사를 선발해, 선정 기업에는 멘토링, SKT와의 협업 모델 발굴, 투자 유치 컨설팅과 투자설명회(IR) 기회, 국내외 전시 참여, 사무공간을 비롯한 경영 인프라를 패키지로 지원할 계획이다. AI 혁신 기술과 고객 대상 AI 설루션 분야 스타트업 15개사를 선발하는 'SKTCH 위드 AI'는 7월에 출범한다. 두 프로그램 외에도 SKT는 대전·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와의 연계 파트너 활동, 정부 창업 지원 사업 협업, 스타트업과의 1대 1 상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회사는 앞으로 스타트업과의 접점을 더욱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정재헌 SKT 최고경영자(CEO)는 3월 MWC에서 "2030년까지 5년간 스타트업 500곳의 육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80곳을 시작으로 2027년 90곳, 2028년 100곳, 2029년 110곳, 2030년 120곳 등 매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엄종환 SKT ESG 추진실장은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가 사회적 가치와 만날 때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더 많은 스타트업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SKT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SK텔레콤 기업 이미지(CI). SKT 제공
1 시드볼(Seed ball)
발아를 돕는 점토를 공 형태로 빚고 그 안에 씨앗을 넣은 것.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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