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개 노점이 사라진 방콕…"저렴한 한 끼의 행복"도 옛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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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시내 어디를 가나 마늘과 고추, 석쇠에 구운 고기 향기가 코끝을 찌른다.
노점과 수레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 냄새는 태국 수도 방콕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문화다.
하지만 최근 방콕시가 노점상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수많은 상인의 생계는 물론, 방콕 특유의 길거리 음식 문화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AFP통신이 3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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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식 '호커 센터'가 대안?…"쾌적한 환경" vs "터전 상실"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방콕 시내 어디를 가나 마늘과 고추, 석쇠에 구운 고기 향기가 코끝을 찌른다. 노점과 수레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 냄새는 태국 수도 방콕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문화다.
하지만 최근 방콕시가 노점상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수많은 상인의 생계는 물론, 방콕 특유의 길거리 음식 문화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AFP통신이 3일 보도했다.
방콕의 길거리 음식은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저렴하면서도 풍부한 맛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선택지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달궈진 웍과 숯불 그릴은 평범한 보도를 거대한 야외 주방으로 바꿔 놓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방콕시가 보행권 확보와 도시 정비, 질서 유지를 명분으로 노점상들을 상업지구에서 지정된 시장으로 이전시키면서 상인들의 앞날에는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차이나타운에서 찹쌀 케이크를 파는 룩남 신위라킷(45)은 최근 도로 점거를 이유로 1000바트(약 4만5500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50바트짜리 음식을 파는 그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는 “불법이라는 걸 알기에 늘 불안하다”며 “생계를 위해 장사를 해야 하지만 떠나라고 하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20년 넘게 두리안을 판매해온 웡 자이디(56) 도 “대안이 없다”며 생계 불안을 호소했다.

방콕시정부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이동식 노점상 수는 60% 이상 감소했고, 약 1만 개가 거리에서 사라졌다.
시 당국은 노점상들을 싱가포르식 ‘호커 센터’처럼 지정된 공간으로 유도하고 있으며, 일부는 규제 강화나 수익성 악화로 폐업에 이르렀다. 보행자가 많은 주요 도로는 집중 단속 대상이지만, 관광객이 몰리는 골목 지역은 비교적 유연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룸피니 공원 인근에 조성된 다섯 번째 호커 센터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루 60바트(약 2700원)의 임대료로 운영되는 이곳은 전기와 수도, 지붕 등 기본 인프라가 갖춰져 일부 상인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2004년부터 공원에서 국수를 팔아온 파닛사라 피야솜로즈(59)는 “장사 환경이 훨씬 쾌적해졌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모든 상인이 이주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40년 넘게 한자리에서 장사해온 티티사쿨팁 상우암삽(67)은 “평생 이어온 터전을 떠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고령 상인들에 대한 배려를 촉구했다.
관광객들에게도 길거리 음식은 방콕의 핵심 매력이다. 독일인 관광객 올리버 피터는 “태국 음식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특히 길거리에서 먹는 팟타이는 방콕의 상징”이라며 “이 문화가 사라진다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도시의 현대화와 전통 사이의 충돌 속에서 방콕의 길거리 음식은 지금, 정비와 존속 사이 갈림길에 서 있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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