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특공제 비거주 공제 축소 검토…세제개편안 담기나
李 "장기소유만으로 왜 세금 깎아주나"…관련법도 발의
靑·與 선긋지만…지방선거 이후 윤곽 드러낼 듯

정부가 부동산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장기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양도세를 깎아주는 현행 제도가 비합리적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만큼 1주택 비거주 공제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3월 관계 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통상 7월에 마련되는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장특공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장특공제는 주택 장기보유 유도를 위해 주택 거래 시 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일부를 과세에서 감면해주는 방식으로 1989년 시행됐다. 현행 장특공제는 1주택 양도차익을 보유(3년 이상)·거주기간(2년 이상)에 따라 차익의 최대 40%(연 4%)를 합산 공제해준다. 양도세가 적용되는 1주택자가 12억원 초과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거주하면 양도차익 최대 80%(보유 40%+거주 40%)를 공제받을 수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엑스(X·옛 트위터)에 "거주할 것도 아니면서 돈 벌기 위해 사둔 주택값이 올라 번 돈에 당연히 낼 세금인데 오래 소유했다는 이유로 왜 대폭 깎아줘야 하나"며 비거주 주택에 최대 40%의 양도세 공제 혜택을 주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사실상 장특공제 폐지에 따른 매물 잠김 우려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폐지해 팔 기회를 주면 해결될 것"이라며 "6개월간 시행 유예, 다음 6개월간 절반 폐지, 1년 후 전부 폐지 방식으로 빨리 파는 사람이 이익 나게 하면 '매물 유도'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미 범여권에서는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최근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현행 보유기간 공제를 폐지하고 거주기간 공제율을 현행 최대 40%에서 80%로 올리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장특공제 개편 여부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장특공제 발언을 두고 "1가구 1주택자의 비거주 투자 목적인지 거주 목적인지 구분돼야 한다는 원칙적 차원"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대통령이 강한 신호를 보낸 만큼 이르면 7월 재경부가 내놓을 세제개편안에 장특공제가 담기거나 6·3 지방선거 이후 구체적인 정책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부 한 관계자는 "대통령 발언 수위를 볼 때 어떤 방식으로든 (장특공제)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 세제실 관계자는 "대통령 말씀이나 발의된 법안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장특공제가 올해 세제개편에 포함될지, 어떤 내용이 담길지 등은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특공제 축소 개편은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직장 등 불가피한 사정에 따른 일시적 비거주는 예외로 보더라도 정부가 '1주택=실수요자'라는 공식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1주택 양도세 비과세가 양도가액 12억원으로 묶인 상황에서 평균 아파트값이 높은 서울 등 수도권 중심의 반발이 상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윗값은 12억원,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5454만원 수준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한 방송에 출연해 "서울 집값 중위 가격을 보면 (비거주 공제가 축소될 경우) 시민들이 재산 절반 이상을 날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