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25% EU車 관세 쇼크…독일 직격탄, 韓 반사이익·리스크 공존

권태성 기자 2026. 5. 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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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수출 반사이익⋯중기 통상압박⋯장기 공급망 재편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5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헤이그(네덜란드)/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의 축이 흔들리면서 한국 자동차 산업에는 ‘기회와 리스크’가 동시에 열렸다는 평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다음 주부터 EU산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업체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독일 완성차의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면서 미국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 업체 대비 불리한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기존 15% 관세를 적용받던 한국 업체와 달리 EU는 25%로 뛰면서 가격 격차가 확대되는 구조다.

특히 독일은 관세 충격이 가장 큰 국가다. 관세 인상 시 연간 약 150억유로(약 25조9000억원) 손실이 발생하고 장기적으로는 300억유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 완성차의 생산 감소·수출 축소가 현실화되면 그 공백 일부를 한국 업체가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기적으로는 상황이 달라진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통상 조치가 아니라 ‘안보·외교와 연계된 관세 압박’ 성격이 짙다. EU의 군사적 비협조에 대한 사실상 보복으로 해석되는 만큼, 한국 역시 동일한 압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는 신호가 이미 감지된다. 한국 역시 미국과의 외교·안보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향후 관세 인상 카드가 한국을 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는 한미 통상 협상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자동차 관세 영향은 한국 완성차의 현지 판매에서도 이미 감지된다. 유럽과 같은 15% 관세가 적용된 지난달에도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미국 판매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4월 8만157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8만1503대)보다 2% 줄었고, 기아는 7만2703대로 지난해 4월(7만4805대) 대비 3% 감소했다. 이는 관세 부과를 앞두고 발생했던 선행구매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 전반의 재편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관세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북미 중심의 현지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공급망 재편도 동반된다. 유럽발 충격이 장기화되면 부품·배터리·물류를 아우르는 자동차 밸류체인이 다시 짜일 수 있다. 경쟁의 축 역시 가격 중심에서 정치·통상 변수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유럽발 리스크가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규칙 자체를 바꾸는 신호로 해석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 자동차 산업은 단기적으로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동일한 관세 압박과 공급망 재편의 한가운데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