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백건우·30대 조성진·20대 임윤찬, 피아노의 신’들이 온다
같은 작곡가 다른 미학 ‘슈베르트’
2년 만의 리사이틀 여는 임윤찬
라하브 샤니, 뮌헨필 만나는 조성진
쇼팽콩쿠르 스타 이혁 이효 형제
![백건우 [유니버설뮤직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3/ned/20260503134108126yixi.jpg)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완연한 봄날, ‘피아노의 신’들이 초대장을 건넨다. ‘건반 위의 구도자’ 80대의 백건우부터 30대 선우예권, 조성진, 자기만의 길을 걷고 있는 20대 슈퍼스타 임윤찬까지, 동시대 한국 피아노계의 ‘간판스타’들이 줄줄이 관객과 만난다. 네 명의 피아니스트는 각자의 음악적 정체성이 강하게 묻어날 프로그램으로 치열하고 아름다운 예술적 경합을 벌인다.
피아노 신들의 공연에서 가장 흥미로운 관전 요소는 프란츠 슈베르트다. 백건우, 임윤찬, 선우예권 세 명의 피아니스트가 모두 독주회 프로그램으로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배치했다.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와 기교와 감성을 아우르는 선우예권은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0번 A장조(D. 959)’를 연주한다.
이 곡은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두 달 전에 완성한 후기 3대 소나타 중 하나다. 죽음을 예감한 작곡가의 깊은 절망과 삶에 대한 관조, 천상의 멜로디가 공존하는 대작이다.
올해로 데뷔 70주년을 맞은 거장 백건우는 오는 5일 통영국제음악당, 10일 예술의전당 등에서 이 곡을 올린다. 브람스의 ‘4개의 발라드(Op. 10)’와 짝지은 무대다. 21세의 청년 브람스의 고독한 독백과 31세의 말년 슈베르트의 체념을 교차하며 인간 삶의 궤적을 묵묵히 관조하는 거장의 혜안을 만날 수 있다.
선우예권은 슈베르트 소나타 20번(16일 대구 달서아트센터, 20일 성남아트리움, 30일 예술의전당)을 전혀 다른 감각으로 해석한다. 그는 1부를 슈베르트로 채우고, 2부에선 프란츠 리스트의 극강 난곡들을 배치했다. 오는 7일 유니버설뮤직 산하 클래식 레이블 데카를 통해 발매할 리스트 앨범에 담긴 곡들이다. ‘리골레토 파라프레이즈(S. 434)’, ‘헝가리안 랩소디 2번(S. 244/2)’, ‘메피스토 왈츠 1번(S. 514)’ 등이다. 극적인 에너지가 몰아치는 리스트의 작품들은 선우예권 특유의 압도적인 기교를 증명하기에 제격이다.
![임윤찬이 2년 만에 피아노 리사이틀을 연다. [목 프로덕션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3/ned/20260503134108459fdmb.jpg)
백건우가 내면으로 침잠한다면, 선우예권은 슈베르트의 서정성을 끝없이 깊게 파고든 뒤 2부 리스트를 통해 화려하게 폭발하는 드라마틱한 서사를 구축하는 연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넘어 세계적 신드롬을 이어가는 임윤찬은 2년 만에 총 6회에 걸친 국내 리사이틀( 6일 롯데콘서트홀, 12일 예술의전당)을 연다. 이번 리사이틀이 특별한 것은 임윤찬이 자신만의 확고한 음악적 큐레이션 감각을 보여준다는 데에 있다.
임윤찬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7번 D장조(가슈타이너, D. 850)’와 안톤 스크랴빈의 ‘피아노 소나타 2번, 3번, 4번’을 연주한다. 고전의 끝자락에서 낭만을 열어젖힌 슈베르트와 독자적 화성 세계로 나아간 스크랴빈을 나란히 놓으며 ‘시대의 경계’를 톺아본다. 특히 슈베르트는 그가 국내 리사이틀에서 처음 들려주는 작곡가다.
임윤찬은 “시간의 흐름을 견디며 오래 기억에 남을 작업을 하고 싶었다”며 “오랜 시간 사랑해 왔고 동시에 외면하고 싶지 않았던 슈베르트와 스크랴빈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스크랴빈 소나타 2번은 그가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2라운드(준준결승)에서 연주했던 곡이다. 당시 임윤찬은 이 곡을 통해 폭발적 테크닉과 섬세한 색채감으로 극찬을 받았다. 4년 전 자신의 이름을 각인했던 이 곡은 4년이라는 시간을 견딘 이후 다시 세상에 나온다.
![조성진이 협연자로 서는 라하브 샤니가 지휘하는 뮌헨필 콘서트 [빈체로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3/ned/20260503134108736lxcv.jpg)
세 연주자가 고독한 피아노 한 대로 승부를 건다면, 조성진은 무대 위를 꽉 채우는 오케스트라와의 강렬한 앙상블로 맞선다. 그는 라하브 샤니가 이끄는 뮌헨 필하모닉의 내한 무대에 협연자로 오는 5일, 6일(예술의전당)과 9일(롯데콘서트홀) 관객을 만난다.
날짜마다 협주곡이 다르다. 5일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통해 젊은 베토벤 특유의 쾌활함과 고전주의의 명징한 아름다움을 들려준다면, 6, 9일에는 고도의 기교와 치밀한 에너지가 결집된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선택했다. 조성진의 비르투오소적 면모를 증명할 시간이다.
지난해 쇼팽 콩쿠르가 주목한 형제 피아니스트 이혁, 이효의 듀오 리사이틀(24일 예술의전당)도 기다리고 있다. 쇼팽 콩쿠르 당시 전혀 다른 음악색깔을 보여준 형제의 리사이틀은 신선함 측면에선 단연 최고의 기대치를 반영한다. 형제는 두 대의 피아노로 따로 또 같이 음악을 만들어간다. 형제가 각각 쇼팽으로 독무대를 선보인 후, 두 대의 피아노로 연주하는 거슈윈의 ‘포기와 베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아서 벤자민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6개의 카리브 작품들’,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교향적 무곡’으로 마무리 한다.
공연기획사 WCN 관계자는 “형제로서의 유대, 콩쿠르를 통해 다져진 노련함, 각자의 커리어에서 축적한 경험이 결합된 이번 무대를 통해 하나의 입체적 사운드로 교차될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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