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 부담 덜어낸 SK에코플랜트…IPO는 'AI 인프라 재평가' 시험대

심영주 기자 2026. 5. 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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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가 재무적투자자(FI) 자금 상환에 나서면서 기업공개(IPO) 시간표도 재정비 국면에 들어섰다. 회사 측은 공식적인 상장 철회는 아니라는 입장인 가운데 향후 공모시장에서는 반도체·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재평가 가능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발행한 전환우선주(CPS) 취득 절차에 들어갔다. 모회사 SK가 FI 보유 SK에코플랜트 보통주와 CPS 일부를 약 4000억원 규모로 인수하고, SK에코플랜트는 잔여 CPS 6500억원 규모를 직접 취득하는 구조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SK의 SK에코플랜트 지분율은 66.7%에서 71.2%로 높아진다.
회사 측은 이번 상환이 해당 투자자와의 약속을 이행하는 차원이라면서도, 아직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단계가 아닌 만큼 이를 공식적인 상장 철회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국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나온 뒤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주관사단과 협의는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NH투자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BoA메릴린치·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을 주관사단으로 선정해둔 상태다.
이에 따라 향후 IPO 논의가 재개될 경우 시장의 검증 초점은 상장 기한 준수 여부보다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설득력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회사는 그동안 환경·에너지 중심 기업에서 반도체·AI 인프라 중심 기업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왔다. 2024년 반도체 모듈 기업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 기업 SK에어플러스를 편입한 데 이어 지난해 SK트리켐 등 반도체 소재 관련 계열사를 추가 편입하며 밸류체인을 확장했다.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공장·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Hi-Tech) △반도체용 가스·소재(Gas & Material) △반도체 모듈·IT자산 재활용(Asset Lifecycle) 등 세 부문 합산 매출은 전체의 약 67% 수준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같은 매출 비중만으로 곧바로 AI 인프라 프리미엄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도체 공장·데이터센터 구축 부문은 일회성 공사 매출 성격이 강한 반면, 가스·소재와 모듈·IT자산 재활용 부문은 반복 매출과 서비스 성격을 함께 갖고 있다. 공모시장에서는 이들 사업 가운데 어느 축이 안정적인 반복 매출과 이익률을 만들어내는지가 밸류에이션 핵심 근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재·모듈·서비스의 구조적 성장성이 부각될 경우 반도체 밸류체인 멀티플(배수)을 기대할 수 있지만, 공사 매출 중심으로 해석될 경우 건설사 수익 멀티플에 머무를 수 있다는 얘기다.
고객 집중도도 함께 봐야 한다. 사업보고서상 작년 주요 매출처는 SK하이닉스, 용인일반산업단지 등이며, 주요 매출처에 대한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72.8% 수준이다. 특히 SK하이닉스에 대한 매출은 특수관계자 거래 기준 지난해 약 4조6261억원으로, 2024년 1조1543억원에서 약 4배 늘었다. 반도체 투자 수요에 기반한 매출 확대는 SK에코플랜트가 AI 인프라 밸류체인 기업으로 평가받는 데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공모시장에서는 이 같은 계열사 내부 거래(캡티브) 매출 의존도와 고객 다변화 여부를 함께 따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밸류에이션 눈높이 괴리도 부담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당시 약 4조원 안팎의 기업가치가 거론된 가운데 대규모 자금을 유치했다. 한때 IPO 목표 기업가치로 10조원 가량이 언급됐지만, 현재(4월 30일 기준) 장외 시장인 K-OTC에서 형성되는 시가총액은 2조원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FI 상환으로 기존 프리IPO 시간표 부담은 덜었지만, IPO 재추진 국면에서는 밸류에이션 설득력이 더 중요해졌다”며 “향후 상장 논의가 재개될 경우 공모시장에서는 그룹 캡티브 매출 의존도와 외부 매출 확대 가능성, 이익 체력을 함께 검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