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돈’ 때문에 정지된 계좌···5영업일 내 심사 결과 통보한다

배재흥 기자 2026. 5. 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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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의 금융감독원 건물. 경향신문 자료사진

A씨(20대)는 최근 모르는 사람에게 100만원을 입금받고 계좌가 정지됐다.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보내 계좌를 막은 뒤 풀어주겠다며 돈을 요구하는 ‘통장 협박’ 수법에 당한 것이다. 사기범은 이후 1원씩 추가 송금하면서 참고란에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협박성 메시지를 남겼다. 사기범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A씨는 자신도 피해자라고 항변하며 은행에 지급정지 해제를 요청했으나 심사 절차가 길어지면서 수개월 간 정상적인 금융 거래를 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이 보이스피싱 계좌정지 제도를 악용한 ‘통장묶기’를 당한 피해자가 이의제기를 하면 금융회사는 5영업일 이내에 심의 결과를 통보하도록 절차를 개선한다.

금감원은 3일 “영문을 알 수 없는 보이스피싱 범죄 자금이 입금돼 금융회사에 이의제기했는데도 장기간 심사 결과를 통보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며 “보이스피싱과 무관한 계좌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이의제기 절차를 표준화한다”고 밝혔다.

은행은 앞으로 고객이 계좌 정지에 따른 이의제기 신청서를 접수하면 5영업일 내 심사를 완료해야 한다. 기존에는 별도 처리 기한이 없었다. 다만 은행이 고객의 소명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보완을 요구해 심사 기간이 추가로 연장될 수 있다.

은행은 또 고객의 준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꼭 필요한 공통 소명 자료만 우선 받고 필요한 때에만 추가 자료를 요청하기로 했다. 입금액이 소액이고 과거 지급정지 이력이 없는 피해자의 경우 입금액을 제외한 잔액은 즉시 지급정지를 해제한다.

금감원은 ‘통장 묶기’ 피해를 예방하려면 자신의 계좌가 외부에 쉽게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을 입금받으면 즉시 금융사에 연락해 반환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개선안은 5월 중 은행권에서 먼저 시행되고 이후 다른 금융권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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