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독미군 5000명 뺀다는 트럼프…'모범 동맹' 한국 주둔군은?

정한결 기자 2026. 5. 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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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11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 /사진=(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주독미군 감축을 언급하면서 동맹국들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된다. 주한미군의 경우 당장 감축의 칼날은 피할 수 있을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기자들을 만나 "(독일) 병력을 대폭 감축할 것"이라며 "5000명보다 훨씬 더 많이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밝힌 철수 규모 5000명에 이은 추가 감축 검토 시사로 풀이된다.

이는 대서양 동맹 균열이 본격 가시화한 중동 사태를 기점으로 트럼프가 시도하고 있는 유럽 압박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병력이 감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당장 미국이 감축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진영 대표 싱크탱크인 아메리카퍼스트 정책 연구소(AFPI)의 피에로 토지 중국정책 선임 디렉터는 최근 머니투데이에 "부담 분담(burden sharing)의 측면에서 보면 (한국보다) 유럽과의 갈등이 더 크다"며 "그 불만의 대부분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요격 미사일을 보내는 등 "희생한 것"과 달리 영국 등 유럽은 구축함 하나도 제대로 파견할 역량조차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국 내 유럽에 대한 불만이 고조됐다는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도 최근 "(한국이)새로운 글로벌 국방비 지출 기준에 동참하고 북한에 대한 방위를 주도하기로 약속하면서 모범적인 동맹임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스라엘·폴란드·핀란드·발트 3국 등 모범 동맹에는 특별한 호의를 주겠다고 했다.

주한미군 철수는 무엇보다 미국 의회를 거쳐야한다. 미 의회는 매년 국방부의 정책과 예산을 심의하는 연례 법안인 국방수권법(NDAA)을 승인한다. 지난해 12월 상원을 통과한 2026회계연도 NDAA 최종안에는 '미 국방부 예산을 주한미군 병력을 현 수준인 2만8500명 미만으로 감축하는데 사용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주한미군 소식통도 "주한미군은 2026 NDAA에 따라 2만8500명의 주둔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의회가 행정부의 철수 명령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예산 배치를 막아 사실상 제한할 수는 있다. 주독미군의 경우 유럽 전체 병력을 7만6000명 미만으로 감축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어 주한미군보다는 철수 및 배치 관련 규정이 느슨한 편이다. 이마저도 진 샤힌 미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가 "지난해 통과시킨 NDAA 조항이 대통령의 병력 이동을 제한한다"며 백악관의 해명을 요구했다.

미 의회는 오히려 현행 유지를 선호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제동을 걸고 있어서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지난달 "한국이 자국 국방을 위해 현저히 더 큰 책임을 지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러한 진전이 주한미군의 성급한(premature) 감축이나 전작권 전환으로 훼손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공화당)도 지난 21일 주한미군 청문회에서 "동맹을 지속적으로 현대화해야 하지만 이러한 개혁이 중국, 북한, 또는 러시아의 침략과 강압을 억제해야 한다는 전략적 당위성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다만 주한미군의 역할 전환 가능성은 꾸준히 시사돼왔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병력보다 역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보를 통해 한반도 유사 대응 기능을 한국군으로 넘기고, 주한미군은 일본·필리핀 주둔 미군과 연계해 중국 등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대응 역할을 확대·강화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실제로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을 미군의 유지·정비·보수(MRO)를 맡는 '권역지속지원허브(RSH)'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사시 한국·일본·필리핀이 합동 군사작전을 펼치는 '킬 웹' 구상도 밝혔다.

정부는 미국 측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감축 논의는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한미 간에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며 "앞으로도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주둔과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위한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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