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왜 이 회사에 투자했나 "플라스틱으로 데이터 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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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같은 분야 기업엔 중복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연결(데이터 전송)' 기술에선 저희가 다른 회사들보다 앞서 있다는 점이 증명된 거죠."
엔비디아가 포인투테크놀로지를 콕 집은 건 이 회사가 보유한 기술이 현재 AI 데이터센터가 처한 데이터 병목과 전력 소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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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병목·전력 문제 해결 가능"
2년 전 알아본 엔비디아, 대규모 투자
"AI 시대, 데이터 이동 구조 바꾸겠다"

"엔비디아는 같은 분야 기업엔 중복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연결(데이터 전송)' 기술에선 저희가 다른 회사들보다 앞서 있다는 점이 증명된 거죠."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박진호 포인투테크놀로지 대표는 엔비디아 투자가 갖는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회사는 최근 엔비디아를 포함한 글로벌 투자사에서 7,600만 달러(약 1,000억 원)를 투자받아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엔비디아가 포인투테크놀로지를 콕 집은 건 이 회사가 보유한 기술이 현재 AI 데이터센터가 처한 데이터 병목과 전력 소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인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0년간 90개 이상 관련 특허 확보"

2024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국제 광통신 콘퍼런스(OFC)에선 차세대 데이터 전송 방식 논의가 뜨거웠다. 당시 전문가들은 서버의 전력 효율을 고민하고 있었다. 박 대표에 따르면 행사에서 전문가들 다수가 광(빛) 기술을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포인투테크놀로지는 자체 개발한 무선 주파수(RF) 기반의 데이터 전송 기술을 소개했다. 한국의 작은 스타트업이 내민 도전장을 눈여겨본 엔비디아는 콘퍼런스 이후 기술 협력을 제안해왔다.
데이터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비롯한 서버 수십 개와 각종 장비를 넣은 '랙'을 여러 개 쌓아놓은 구조다. 챗GPT 공개 후 AI가 급격히 확산하자 데이터센터는 '연결' 문제에 맞닥뜨렸다. 서버들 사이를 오가는 데이터가 너무 방대해져 전송 속도가 느려지고 전력 소모도 늘었기 때문이다. 연결 케이블에 주로 사용되는 구리는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면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 거리가 짧아진다는 한계가 있다. 광케이블은 전기와 빛 신호 변환에 전력이 많이 든다.
포인투테크놀로지가 무선 주파수를 선택한 이유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전기 신호를 무선 주파수로 변환하면 부도체인 플라스틱을 통해 전달할 수 있어 구리의 전송 거리 한계, 빛의 전력 소모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광 기반 연결 대비 전력 소비를 약 3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며 "특히 AI 서버처럼 저지연·초고속 연결이 필요한 환경에선 병목과 전력 문제를 동시에 해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무선 주파수 기반 데이터 전송 기술을 다루는 기업은 해외에도 별로 없다. 박 대표는 "최근 2년 사이 미국에서도 유사한 기술을 다루는 스타트업이 서너 곳 생겼지만, 지난 10년간 90개 이상 관련 특허를 확보한 만큼 다른 업체가 쫓아오기엔 진입 장벽이 있을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투자로 우리가 선택한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게 확인됐다"고 자신했다.
보쉬도 투자, 마벨은 주문... "기술 유출은 없다"

무선 주파수 연결 기술은 AI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데이터를 주고받는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자동차 부품 회사 보쉬가 엔비디아와 함께 포인투테크놀로지 투자에 참여한 것도 자율주행차에 활용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벨도 최근 포인트투테크놀로지에 제품 주문을 의뢰했다. 박 대표는 "데이터 양과 이동 속도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 것"이라며 "데이터 이동 구조를 바꾸는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엔비디아 투자로 기술의 해외 유출을 걱정하는 시각도 일부 있다. 포인투테크놀로지는 투자 유치는 세계 시장 진입과 기술 검증 차원이지 기술 이전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엔비디아에 지식재산권(IP)이나 독점 사용권을 준 게 아니다. 어떤 회사와도 독점 계약을 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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