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회수 포기 대출채권 3조원…고금리에 사상 최대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의 자산건전성에 경고 신호가 켜지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까지 맞물리면서 사실상 회수 불능으로 분류되는 여신 규모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연합뉴스 및 KB·신한·하나·우리금융이 공시한 팩트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4대 금융그룹의 추정손실 여신 규모는 총 2조99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8325억원) 대비 5.8%, 전분기(2조5656억원) 대비 16.8% 증가한 수준이다.
추정손실은 금융회사가 보유한 대출채권 가운데 건전성 분류상 가장 낮은 단계로, 채무자의 상환능력 악화 등으로 사실상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자산을 의미한다. 통상 12개월 이상 연체되거나 최종 부도·파산·폐업 등으로 회수 가능성이 크게 낮은 채권이 여기에 포함된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의 추정손실 규모는 지난해 1분기 말 6346억원에서 올해 8072억원으로 27.2% 늘었다. 하나금융은 3860억원에서 5030억원으로 30.3% 증가했고, 우리금융도 7350억원에서 8260억원으로 12.4% 확대됐다.
반면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1조769억원에서 8601억원으로 20.1% 감소했는데, 이는 적극적인 상각 및 부실자산 정리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금융권 전반에서 부실 여신이 확대되는 배경에는 고금리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저금리 시기에 차입을 늘렸던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이자 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연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고유가·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까지 누적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PF 관련 익스포저가 높은 일부 사업장의 경우 추가 부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자산건전성 지표의 추가 악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경우 취약 차주 중심으로 연체율이 더 상승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금융지주들의 충당금 부담도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수 기자 tjdtn317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