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원청이냐 아니냐"…사용자성 두고 기업들 '촉각'
[앵커]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원청의 사용자성이 어디까지 인정될지를 두고 유통업계의 경우 '다단계 구조'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오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유통업계 곳곳에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잇따르며, 현장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CU 물류대란이 발생한 배경에는 '다단계 위탁 계약 구조'가 있습니다.
국내 유통기업들은 대부분 유사한 구조를 운용하고 있어 그동안 원청 기업들은 하청 노동자들과 '직접 고용 관계가 없다'며 책임에서 한 발 물러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화물연대는 BGF리테일과 물류자회사 BGF로지스를 원청으로 지목하며 직접 교섭을 요구했습니다.
화물연대 사태를 계기로 편의점뿐 아니라 백화점·면세점·택배 등 특수한 고용 구조를 가진 업종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달 21일 롯데·현대백화점과 신라·신세계면세점이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와 단체 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습니다.
백화점의 입점사와 계약을 맺은 브랜드 직원에 대해서도 백화점과 면세점이 사용자라고 볼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김소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위원장(지난달 22일)> "더는 논쟁 여지가 없습니다. 백화점, 면세점이 입점 브랜드 노동자의 교섭 의무 사용자입니다. 이제는 교섭 절차를 밟고 법이 정한대로 성실하게 교섭에 임해야 합니다."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갈등은 예상치 못한 피해도 야기하고 있습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일부 CU 물류센터가 봉쇄되면서, 전국의 CU 가맹점주들은 파업 기간 수백억원의 매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됩니다.
<CU 편의점 가맹점주> "우리 점주들도 손해가 너무 크고. 손님들이 사러 왔다가 '여기 물건 없네?'하고 나가버리는 거예요. 그럴 때마다 가슴 타는 거예요 점주 입장에서는."
전문가들은 원청 책임이 확대될 경우,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기존 운영 방식을 유지하는 데 부담이 커지면서, 산업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유통업은 고정비를 투자하는 게 매우 부담스럽습니다. 고정비를 완화하는 게 다단계 구조였던 거고요. 고정비가 불확실성의 리스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면 유통업도 이 구조를 계속 가져갈 수 있을지 고민에 빠지겠죠. 고용을 축소한다든지…"
여기에 원청노조와 하청노조 간 이해 충돌로 이어지는 '노노 갈등'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청 근로자 7천 명 직고용을 추진 중인 포스코에서는 처우 격차를 두고 기존 정규직 직원들과 하청노조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업들은 조직 관리 비용이 늘고,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노란봉투법의 파장이 노사 문제를 넘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오주현입니다.
[영상취재 신용희]
[영상편집 고종필]
[그래픽 용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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