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할 것만 같은…맑은 눈의 청초함 [김용우의 미술思]

김용우 평론가 2026. 5. 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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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데 신비롭기까지 한 '진주 귀고리의 소녀'.

터번을 쓴 소녀의 눈빛 연기와 함께 그림의 악센트로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진주 귀고리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그림 속 장면을 가장 잘 표현한 영화는 2003년 '스칼렛 요한슨'이 소녀 역을 맡아 연기한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Girl With A Pearl Earrin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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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아트 앤 컬처
김용우의 미술思 58편
얀 베르메르 ‘진주 귀고리의 소녀’
가로 세로 40㎝ 작은 작품
바로크 시대 작품 답게
배경 어둡고 단순하게 처리
소녀 얼굴에 모든 초점 맞춰
얀 베르메르. 진주 귀고리의 소녀, 1665년, 캔버스에 유화, 44.5×39㎝,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 네덜란드 헤이그. [그림 | 위키백과]
아름다운데 신비롭기까지 한 '진주 귀고리의 소녀'. 이국적인 터번을 쓰고 살며시 고개를 들어 돌아다보는 순간을 포착한 그림이다. 우리에게도 낯익은 그림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혹은 얀 벌미어로 불리는 화가 얀 베르메르(Jan Vermeer·1632~1675년)'의 작품으로, 네덜란드 헤이그의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다만, 이 작품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 최근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이 외부 전시를 금지했다.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궁전의 클림트 작품 '키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다빈치 작품 '모나리자'와 마찬가지로 붙박이다. 그만큼 이 미술관을 대표하는 작품이란 뜻이다.

17세기에 그려진(1665년께) '진주 귀고리의 소녀'는 200여년 후인 1881년 한 경매에서 '데스 톰버(Arnoldus Andries des Tombe· 1816~1902년)'란 사람이 현재 화폐 가치로 24유로(약 4만2000원)에 구입해 1902년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에 기증했다. 작품 가치는 1500억원가량으로 평가된다.

바로크 시대 작가인 얀 베르메르는 루벤스와 렘브란트 등과 동시대에 활동한 '플랑드로(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스페인에서 독립)' 작가다. 하지만 작품의 경향은 루벤스나 렘브란트와 달리 매우 서민적이다. 고향 델프트(Delft)를 단 한번도 떠나지 않은 그는 소시민적인 모습을 작은 화폭에 담아냈다.

작품 '진주 귀고리의 소녀'도 가로 세로가 40㎝ 정도의 작은 그림이다. 남긴 작품도 많지 않다. 40점이 채 되지 않는다. 어쩌면 주목 자체를 받지 못할 수 있었지만 '진주 귀고리의 소녀'로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한 사람이 됐다.

이제 작품 '진주 귀고리의 소녀'로 한 걸음 들어가 보자. 바로크 시대의 작품답게 배경이 어둡고 단순하다.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듯 주인공을 강조했다. 이런 기법은 바로크 시대 작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표현 방법이다. 주제를 강조하는 효과가 있어서 카라바조, 루벤스, 벨라스케스, 렘브란트의 작품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이같은 강렬한 명암 대비를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라 한다.

작품 '진주 귀고리의 소녀'도 인물 외엔 아무것도 없어 더욱 도드라져 보이고, 시선을 끌어모은다. 최근 그림을 분석한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배경의 검은 단색엔 옅은 초록을 가미했다고 한다. 초기 작품은 지금보다 더 고귀한 기품이 돋보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진주 귀고리의 소녀 부분 확대. [그림 | 위키백과]
이 작품의 핵심은 소녀의 표정이다. 무슨 이야기를 할 것만 같은 입술과 청순하고 신비로운 맑은 눈빛이 매력적이다. 터번을 쓴 소녀의 눈빛 연기와 함께 그림의 악센트로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진주 귀고리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길게 늘어뜨린 터번의 끝자락은 시선의 흐름을 빠지지 않도록 모아준다. 그리하여 진주는 더욱 빛을 발한다. 구도의 설정이 더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을 만큼 완벽하다.

그림 속 장면을 가장 잘 표현한 영화는 2003년 '스칼렛 요한슨'이 소녀 역을 맡아 연기한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Girl With A Pearl Earring)'다. 이 영화에서 스칼렛 요한슨은 화가와 화가의 작업을 돕던 소녀 사이 마음속 분홍빛 갈등을 연기했다. 신분 격차에서 비롯되는 이뤄질 수 없는 애정을 안타깝고 애틋한 감정으로 잘 묘사했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네덜란드 헤이그의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까지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다만, 그곳에서도 가까이 다가가 작품을 자세히 관찰하긴 쉽지 않다. 그래서 광학 기술의 도움으로 만든 해상도 높은 사진은 참으로 좋은 감상 자료다(서브 그림). 사진을 확대해 보는 소녀의 맑고 순수한 눈망울은 더없이 사랑스럽다. 봄날 막 피어나는 매화꽃을 보는 듯 신비롭다.

김용우 미술평론가 | 더스쿠프
cla03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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