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에 방위장비 지원"…'다카이치 색깔' 강해진 日외교정책

조성미 2026. 5. 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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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베트남을 방문해 밝힌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구상에 기반한 신 외교 정책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구상을 골자로 '다카이치 색채'가 한층 강화됐다고 3일 일본 언론들이 평가했다.

베트남을 방문한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하노이 대학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외교 정책 방향에 대해 연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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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인도·태평양을 강하고 풍요롭게"
"중국과 진영 대결 인상 피하려 베트남서 발표"…'新FOIP' 성공엔 회의론도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베트남을 방문해 밝힌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구상에 기반한 신 외교 정책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구상을 골자로 '다카이치 색채'가 한층 강화됐다고 3일 일본 언론들이 평가했다.

베트남을 방문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베트남을 방문한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하노이 대학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외교 정책 방향에 대해 연설했다. 이 구상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6년 처음 제안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연설에서 "자유와 개방성, 법치에 기반한 국제질서 구축을 위해 지금까지보다 더 주체적인 역할을 다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개발도상국에 방위장비, 즉 무기를 제공하는 '정부 안전보장 능력 강화 지원'(OSA) 제도 구상을 새로이 밝혔다.

최근 일본이 방위장비 이전 3원칙 등을 개정하며 살상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허용한 것과 연관성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일본이 인도·태평양 각국에 무기를 지원하며 지원 대상국과 방위 체계에서 통합도를 높여나가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됐다.

총리 관저의 한 간부는 다카이치 총리의 신 외교 정책 방향에 대해 아사히신문에 "아베 전 총리의 정치적 유산을 뼈대로 다카이치 총리가 이루고자 하는 정책들을 살로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신 외교 정책 연설에서 그가 일본 국내 정치에서 애용하던 문구를 활용한 점도 주목됐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강하고 풍요롭게"라고 말했는데 앞서 그는 자민당 총재 선거나 중의원 선거에서 '일본을 강하고 풍요롭게'라는 대표적 슬로건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 바 있다.

레 민 흥 베트남 총리는 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의 결의, 결단력, 리더십 등을 통해 '재팬 이즈 백'이라는 목표와 지역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유명 발언인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해 갈 것"을 언급한 것이다.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하는 다카이치 총리(왼쪽)와 레 민 흥 베트남 총리 [교도=연합뉴스]

다카이치 총리가 연설에서 아베 전 총리나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과 관련 자주 언급하던 "힘이나 위압과는 관련이 없다"는 설명을 입에 올리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원래 중국을 염두에 둔 내용이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정치에서 일방적 행보를 자주 보임에 따라 해당 발언이 미국을 연상시킬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가 '신 FOIP' 구상을 발표한 장소로 베트남을 선택한 데는 베트남과 중국과의 실리적 협력 관계가 고려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외무성 간부는 마이니치신문에 "준 동맹국인 호주나 미국에 가까운 필리핀 등이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도 깊은 베트남을 (신 외교 정책 발표 장소로) 골랐다"고 말했다.

아사히도 "남반구 신흥 국가인 '글로벌 사우스'에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퍼트리기 위해서는 일본이 중국과 진영 쟁탈전을 벌인다고 여겨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베트남을 골랐다고 해설했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전략적으로 베트남을 신 외교 정책 방향을 밝히는 장소로 택했지만, 중국의 반발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다카이치 총리의 베트남 방문 전인 29일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구상에 대해 "진영 대결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견제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신 외교 정책이 결실을 볼지는 일본 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아베 정권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아사히에 "일본의 이익이 되는 협력 정책을 늘어놓고 (인도·태평양 각국의) 찬동을 넓힐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베트남을 떠난 다카이치 총리는 4일 호주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와 정상회담할 예정이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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