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 날린 순간, 노조위원장은 휴양지에…‘억대 연봉’ 삼성바이오 노조가 탐내는 것은 경영권?

최은지 2026. 5. 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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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파업에 배치 실패로 1500억원 증발…사상 초유 공장 중단
‘역대급 인상안’ 거부하고 채용·M&A 사전 동의 요구…도 넘어
중재 대화에도 ‘해외여행’ 불참한 노조위원장…도덕성 도마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2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사업장 앞에서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투쟁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의 전면 파업으로 인해 K-바이오 생산 현장의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노조는 당초 예고했던 일정보다 빠른 지난달 28일부터 자재 소분 부서에서 기습적인 부분 파업을 시작했으며, 이어 1일 전면 파업에 돌입해 3일 현재까지 엿새째 파업을 강행 중이다.

이번 사태로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하는 바이오 공정의 특성상 ‘배치(Batch) 실패’가 잇따르며 1일까지 발생한 확정 손실만 약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평균 연봉 1억1400만원이라는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이번 파업은 단순한 임금 분쟁을 넘어 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측은 역대 최고 수준인 6.2% 임금 인상안과 일시금 600만원 지급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파업을 강행했다.

“채용·인사고과·M&A도 노조 동의 받아라”…경영권 개입 논란

노조가 이번 파업을 통해 관철하려는 단체협약 요구안에는 기업의 고유 권한인 인사·경영권을 구조적으로 침해하는 조항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노조는 신규 채용, 인사고과 산정, 나아가 인수합병(M&A)과 같은 핵심 경영 사안에 대해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노조가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직접 개입하여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사 관련 전문가들은 “채용과 신기술 도입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며 “이를 노조의 고용 안정성만을 이유로 제한하는 것은 결국 기업의 시장 도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근로자 권익 향상이라는 노조 본연의 목적을 넘어 경영 주도권을 확보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노조위원장은 파업 기간 해외여행…도덕성 결여 비판

노조의 이러한 무리한 요구와 대비되는 지도부의 무책임한 행보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면 파업을 선언하고 현장을 진두지휘해야 할 박재성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부장이 기습적으로 파업 일정을 앞당겨놓고 정작 자신은 파업 기간에 해외여행을 떠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글로벌 신뢰 하락에 대한 우려가 사내·외에서 고조되는 엄중한 시기에 지도부 수장이 자리를 비우고 휴양을 즐겼다는 점에서 노조 내부에서조차 ‘어불성설’이라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열린 대화의 자리에도 박 지부장은 해외여행을 이유로 불참했다.

대신 참석한 노조 집행부는 ‘사측 교섭위원 전원 교체’라는 수용 불가능한 조건을 내걸어 사실상 대화보다는 타격과 몽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손실보다 요구안 비용 적다”…황당 논리와 장기화 포석

이번 파업으로 발생한 1500억원 손실에 대해 노조는 전날 “노조의 요구안을 100% 수용하더라도 그 금액은 현재 발생한 손실액보다 적다”고 주장했다. 파업으로 인한 유·무형의 피해를 사측의 ‘통제력 상실’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평균 14%의 임금 인상과 영업이익의 20% 성과급 지급, 1인당 3000만원의 격려금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CDMO 산업의 특성상 미국 록빌 시설 인수(4136억원), 제2바이오캠퍼스 투자(7조5000억원) 등 조 단위 선행 투자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는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사측이 제시하고 있는 6.2% 임금 인상안 및 일시금 600만원도 역대급 제안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이번 파업을 ‘1차 파업’으로 명명하며 장기전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이는 향후 추가적인 파업을 통해 회사를 압박하겠다는 포석이다.

5일까지 파업이 이어질 경우 예상 손실액은 6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5808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향후 추가 파업을 단행할 경우 손실액은 수조원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인사 개입·경영 참여’라는 명분 없는 무리수를 내려놓지 않는 한, 15년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일궈온 글로벌 신뢰라는 기적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사측이) 파업 중에도 노동부의 중재에 응한 것은 대화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의 일환이었다”며 “노조는 비상식적인 요구와 강압적인 파업 강요를 중단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대화 테이블로 즉각 복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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