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일 가동에 세금 0원”… 글로벌 ‘AI 데이터 허브’로 부상한 우즈베키스탄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이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 허브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구(舊)소련 시절 다져진 제조업 기반 위에 ‘주 6일 근무’가 가능한 노동 유연성, 2040년까지 세금을 사실상 면제해주는 파격적 인센티브를 무기로 한국·미국·중국·중동 자본을 동시에 끌어들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올해 초 옥스퍼드 인사이트가 발표한 ‘AI 준비 지수(AI Readiness Index) 2025’에서 195국 중 62위로 2년 만에 25계단 뛰어올랐다.
◇인건비 싸고 주 6일 근무
우즈베키스탄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는 노동 유연성이다. 주 4일제 도입 등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서방 국가들과 달리, 우즈베키스탄은 주 40시간 한도 내에서 평일 7시간·토요일 5시간 근무하는 주 6일제를 보장한다. 1년 365일 쉬지 않고 서버를 돌려야 하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교대조 편성 효율이 극대화된다. 인구 3800만명 중 청년층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데, IT·통신업 종사자 평균 월급은 약 1180달러(약 160만원)로 서울권 IT 인력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역할을 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작년 10월 대통령령으로 서부 카라칼팍스탄 자치공화국에 AI·데이터센터 전용 면세특구를 신설했다. 외국 기업이 1억달러(약 1300억원) 이상 투자할 경우 법인세·재산세·토지세를 비롯한 모든 세금과 수입 장비 관세를 2040년까지 전면 면제한다. 정부가 직접 부지를 조성하고 전기까지 할인된 단가로 공급한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이 특구만으로 2030년까지 10억달러 이상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서부 카라칼팍스탄은 자연조건도 데이터센터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막성 대륙기후로 일교차가 크고 겨울이 추워, 외부 공기로 서버를 식히는 ‘프리 쿨링(Free Cooling)’이 연중 가능하다. 데이터센터 전력의 약 40%가 냉각에 쓰이는 점을 감안하면 운영비 경쟁력이 높다. 유라시아 대륙 중앙에 위치해 유럽·동아시아·중동을 잇는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Latency)이 짧다는 점도 강점이다.
◇한·미·중·중동 자본 각축전
이런 강점 덕에 우즈베키스탄에는 글로벌 자본이 몰려들고 있다. 한국 1세대 로봇 기업 로보티즈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휴머노이드 로봇 학습용 ‘피지컬AI데이터 팩토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은 데이터 라벨링(Labeling·AI 학습용 데이터 가공) 외에 액추에이터 생산·로봇 양산 등을 위한 공장으로 쓰일 예정이다. 우즈베키스탄 경제부총리가 직접 국가 전략 사업으로 지정해 2만평(약 6만6000㎡) 부지를 무상에 가깝게 제공했다. 올해 4분기(10~12월) 정식 가동에 들어가는 데 이미 100명가량을 채용해 공장을 운영 중이다. 향후 최대 2000명까지 채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저렴한 인건비와 정부의 적극적인 유치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대만의 데이터센터 홀딩스인 KCT (Keycore Technology Corp)와 미국 엔비디아는 연합을 맺고 작년 10월 칼라칼팍스탄 지역에 약 1억3000만달러를 투자해 ‘차세대 AI 컴퓨팅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추진하는 AI면세구역의 첫 사례다.
나스닥 상장사인 글로벌 기술 플랫폼 코어AI는 작년 5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AI데이터센터 네트워크 구축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며 최우선 핵심 타깃으로 우즈베키스탄을 낙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비전인베스트 산하 데이터센터 전문기업 데이터볼트는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총 500MW(메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협약을 맺었고 올해 연말까지 12M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다.
미국의 기술 제재로 서방 진출이 막힌 중국 기업들 역시 우즈베키스탄을 ‘디지털 일대일로’의 핵심 거점으로 삼으며 제재를 우회하고 있다. 화웨이는 우즈베키스탄 국가 정부 클라우드를 구축한 데 이어 지난해 5월 타슈켄트에서 15억달러 규모의 우즈베키스탄 AI 발전 전략을 뒷받침할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로드맵을 공개했다. 통신 장비 업체 ZTE 역시 현지 데이터센터 현대화 사업을 수주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모두 우즈베키스탄을 적대시하지 않아 관세 전쟁에서 비켜나 있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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