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독미군 철수 예상한 일"…애써 차분한 척 하는 독일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워싱턴=이상은 2026. 5. 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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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독미군 감축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독일 정부가 '예상한 일'이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앞서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 주독미군 감축을 시사하자 "솔직히 말해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슈피겔지는 미군 재배치 계획을 파악 중이라는 하트 대변인 발언에 관해 "오래전부터 계획된 결정이라면 그런 대화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몇 주 사이 미국 쪽에서 독일 고위 당국자에게 철군을 경고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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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미국이 주독미군 감축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독일 정부가 '예상한 일'이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2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부분적 병력 철수 조치가 이미 예상되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유럽인들은 우리 자신의 안보에 대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독일이 군 병력을 확충하고, 군사장비 조달을 가속화하며,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또 유럽 5개국 군사협의체를 통해 영국·프랑스·폴란드·이탈리아와 앞으로 공동 과제를 협의하겠다고 했다. 

앞서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 주독미군 감축을 시사하자 "솔직히 말해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전날 약 3만6000명 수준인 주독미군 중 약 5000명을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결정에 따라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 시절 수립된 독일 내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 대대배치 계획은 철회됐다. 양국은 2024년 7월 나토 정상회의에서 토마호크와 SM-6 등 미국산 중장거리 미사일을 올해부터 독일에 배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국방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기지가 영향을 받게 될지, 또한 철수하는 병력이 미국으로 복귀할지 아니면 유럽 안팎의 다른 나라로 재배치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그러나 이 결정이 갑작스러웠다는 정황이 적지 않다. 앨리슨 하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변인은 엑스(X)에 "독일 내 전력 배치와 관련한 결정의 세부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과 소통하고 있다"며 "지난해 나토 정상회의에서 동맹국들이 GDP(국내총생산)의 5%를 국방에 투자하기로 합의한 이후 이미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적었다.

독일 슈피겔지는 미군 재배치 계획을 파악 중이라는 하트 대변인 발언에 관해 "오래전부터 계획된 결정이라면 그런 대화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몇 주 사이 미국 쪽에서 독일 고위 당국자에게 철군을 경고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미국과 유럽 양쪽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 미 상원 군사위원장인 로저 위커 의원과 하원 군사위원장 마이크 로저스 의원은 이번 결정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유럽 내 미국 전방배치 전력이 완전히 확충되기 전에 성급하게 병력을 줄이는 것은 억지력을 약화시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낼 위험이 있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도널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엑스(X)에 "대서양 공동체에 가해지는 가장 큰 위협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우리 연합의 붕괴 그 자체다. 우리 모두는 이러한 재앙적인 흐름을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정부가 유럽에 대해 주독미군 병력을 줄이고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한 일련의 움직임을 연결해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란 전쟁과 관련해 유럽과 나토의 지원이 부족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쌓여 있었던 데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지난달 27일 "이란은 예상보다 훨씬 강하고, 미국은 협상에서도 설득력 있는 전략이 없다"고 한 것에 '폭발'했다는 해석이다.

메르츠 총리는 "한 나라 전체(미국)가 이란 지도부에 의해 굴욕을 당하고 있다"며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지난달 30일 "독일 총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그는 그 문제에서 완전히 무능했다!)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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