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통한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어떻게 볼 것인가
‘조작기소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 부여
특검법 발의에 이 대통령 의중 반영된 듯
“선거 영향 제한적”…국힘 ‘윤 어게인’ 공천

공소 취소는 기소편의주의에 따른 검사의 권한입니다. 공소가 취소되면 재판을 하지 않습니다. ‘불고불리’(검찰이 기소하지 않으면 법원이 심리하지 않는다)의 원칙입니다. 검사가 공소를 취소하면 법원은 결정으로 공소를 기각해야 합니다. 공소 취소는 사례가 드뭅니다. 검찰이 공소 제기를 잘못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직전까지 여러 건의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윤석열 검찰이 말 그대로 탈탈 털어서 무리하게 수사하고 기소했습니다. 최근 국회 국정조사에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일부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가 끝나자 곧바로 특검법을 발의했습니다.
특검의 수사로 윤석열 검찰의 공소 제기가 잘못된 것으로 확인되면 당연히 공소를 취소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는 법률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사안입니다.

첫째, 사실관계입니다. 검찰의 과거 공소 제기가 잘못됐다고 명백히 밝혀져야 합니다. 가능할까요?
둘째, 정치적 파장입니다. 이 부분이 더 어렵습니다.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입니다.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합니다. 오는 10월부터 시행되는 공소청법에도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특검도 물론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대통령이 임명한 검사나 특검이 ‘대통령 피고인’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까요?
이재명 대통령 재판 중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공소 취소 대상이 아닙니다. 1심 판결 선고가 이미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다른 4개의 재판입니다. 첫째, 대장동·위례동·백현동·성남에프시 사건입니다. 둘째, 위증 교사 사건입니다. 셋째, 대북송금 사건입니다. 넷째, 경기도 법인카드 사건입니다. 네 개의 사건 모두 헌법 84조에 따라 재판이 정지되어 있습니다.
민주당이 4월30일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 법안의 정확한 이름은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입니다.
천준호 의원 등 31명이 발의했습니다. 천준호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입니다. 한병도 원내대표가 물러난 뒤 원내대표 권한대행을 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발의한 법안이니 당론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특검법 2조 1항은 특검의 수사 대상을 ‘대장동 등 12개 사건과 관련해 이뤄진 왜곡·은폐·무마·강압·회유, 증거인멸·은닉·위조·변조, 수사정보 유출 및 이에 준하는 적법절차를 위반한 수사권 등 오남용 행위, 자의적·편파적인 법 적용·증거선별 등을 통한 공소권 오남용 행위 등 검찰권을 오남용하거나 하게 하였다는 범죄 의혹 일체’로 규정했습니다.
12개 사건에는 이재명 대통령 사건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특검이 윤석열 검찰의 ‘조작수사와 조작기소’를 밝혀내기 위한 것이므로 당연한 일입니다. 윤석열 검찰의 야당 탄압은 주로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특검법 6조는 ‘특별검사의 직무 범위와 권한’을 “2조 1항 사건에 관한 수사, 공소제기, 공소유지 및 그 여부의 결정”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공소 취소라는 단어는 없지만, 특검이 공소를 취소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것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조항이 다른 특검법에도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 특검법’은 특검의 직무 범위와 권한을 “수사와 공소제기 여부의 결정 및 공소유지(공소유지의 경우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여부도 포함한다)”로 규정했습니다. 공소 취소라는 단어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민주당 의원들 설명대로 이번 조작기소 특검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민주당의 특검법에 대해 언론은 대체로 비판적입니다. 조선일보는 4월30일치 신문 1면에 “여 국조특위, 특검에 공소취소권 추진”이라는 단독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조선일보가 보도한 대로 민주당이 이날 오후 특검법을 발의했습니다. 다음날 대다수 신문이 비판적인 기사와 사설을 실었습니다. 경향신문은 “여당발 조작기소 특검, 실체적 진실 규명에만 주력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썼습니다.
“법안에는 조작기소된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권한을 특검에게 부여하는 내용도 담겼다. 과유불급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이 특검을 도입하려는 건 수긍할 수 있다. 그렇다면 특검은 어떠한 예단도 없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만 집중해야 마땅하다. 조작기소 실체가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특검을 공소취소와 결부짓는 건 특검이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걸 자인하는 것밖에 안 된다. 이런 특검을 국민들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겠는가. 공소취소 문제는 실체적 진실이 가려진 연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 민주당은 특검에게 공소취소권을 부여해 논란을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
몇 가지 궁금증이 있습니다. 첫째,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권한을 가진 특검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이유가 뭘까요?
이재명 대통령의 뜻인 것 같습니다. 청와대는 “국회에서 진행되는 일에 대해서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뜻에 반해 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이런 일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민주당 원내대표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한병도 의원이 1일 ‘에스비에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정조사의 내용이 나왔기 때문에 특검은 안 갈 수가 없다. 형량을 거래했다든지 김성태를 회유하고 압박을 했다든지 구체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특검을 통해서 진상을 규명하는 건 당연하다.”
“공소 취소는 특검의 판단 영역이다. 구체적으로 증거가 나오고 혐의가 입증되면 판단할 수 있는 권한을 특검에게 준 것이다.”
그런가요? 한병도 의원은 겉보기와 달리 매우 강경하고 비타협적인 정치인입니다. 아무래도 후반기 국회에서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것 같습니다.
둘째, 특검 수사를 통해서 윤석열 검찰의 ‘조작수사와 조작기소’가 밝혀지면 특검이 아니라 검찰이 공소를 취소하면 그만입니다. 굳이 특검에게 이런 권한을 준 이유가 뭘까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검찰이 공소 취소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의 법안 발의 직후 대검찰청이 이런 입장문을 냈습니다.
“법률안 제정은 기본적으로는 입법부에서 결정할 사항이나, 진행 중인 재판에서 확인되어야 할 사안에 대한 수사는 재판의 독립성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특검법안’이 발의된 것에 대해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확정판결 또는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한 부당한 관여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특검에 반대한다는 뜻입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특검을 통해 공소 취소하려는 이유를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에 개입하면 대통령이 나중에 법적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문제가 없었다는 그의 주장은 믿을 수 없지만, 공소 취소에 대한 주장은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셋째,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한 달 정도 앞둔 민감한 시점에 특검을 밀어붙이는 이유가 뭘까요? 선거 걱정은 안 하는 것일까요? 안 하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재명 대통령 사법 리스크는 민생 의제가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 지지율이나 민주당 지지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지지층 결집의 빌미를 주겠지만, 대세를 뒤집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오만하고 안이한 태도입니다. 이런 생각이 맞는지는 앞으로 나올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장동혁 대표의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런 오만과 안이함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정진석 전 비서실장, 이용 전 의원,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김태규 전 방통위 부위원장 등 ‘윤 어게인’ 공천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안하무인입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앞으로 특검이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재명 대통령은 퇴임 이후 재판을 안 받게 될까요? 법률적 측면과 정치적 측면 두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형사소송법 329조(공소 취소와 재기소)는 “공소 취소에 의한 공소 기각의 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공소 취소 후 그 범죄 사실에 대한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에 한하여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입니다. 다른 중요한 증거가 발견되면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민주주의에서 정권이 잘못하면 선거로 심판받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지금처럼 강경한 태도로 국정을 운영하면 2028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2030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국민의힘은 앞으로도 계속 ‘민주당 도우미’에 머물까요? 정권이 바뀌면 이재명 대통령 재판은 어떻게 될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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