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C,넉 달째 '출렁'…정책 약발 다했나
연준 변수·ETF 자금 이탈에 출렁…“코인도 결국 위험자산”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트럼프의 친(親)가상자산 정책 기대에도 비트코인(BTC)은 올해 들어 넉 달째 극심한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말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8만달러선이 무너진 데 이어 2월에는 6만달러대까지 밀렸다. 이후 4월 들어 7만7000달러선까지 반등했지만 시장에서는 가상자산 고유의 호재보다 미국 통화정책과 기술주 흐름 등 전통 금융시장의 변수가 가격을 좌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락세는 2월 초 투매로 이어졌다. 2월 5일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12% 급락해 6만3295달러까지 떨어졌다. 24시간 동안 10억달러(약 1조3800억원) 규모의 청산 물량이 쏟아졌고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조달러 증발했다.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급락하고 귀금속 시장 변동성까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1월 한 달간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30억달러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점도 낙폭을 키웠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2월 6일 7만달러선을 단기 회복했지만 시장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5만~6만달러선까지 추가 하락할 것이란 베팅이 이어졌다.
3월 들어서는 급락세가 진정됐지만 뚜렷한 방향성 없는 횡보장이 이어졌다. 월가의 전망도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시티그룹은 3월 17일 비트코인의 12개월 목표가를 기존 14만3000달러에서 11만2000달러로 낮췄다. 미국 의회의 가상자산 법안 논의가 지연되면서 제도권 자금 유입 기대가 약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책 수혜 기대만으로는 상승 동력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진 것이다.
반전 계기는 4월 들어 마련됐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디지털 자산 시장의 규제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연방 차원의 이른바 '클래리티 법' 처리를 강하게 촉구하면서다. 규제 공백으로 산업과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확인되자 투자심리도 다소 살아났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4월 말 7만7000달러 안팎까지 반등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다시 전고점 랠리로 복귀했다고 보긴 이르다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 올 1~4월 흐름은 비트코인이 친가상자산 기조만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려운 자산이라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거시 유동성과 위험선호 심리가 흔들릴 때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 전형적 위험자산이라는 뜻이다. 정책 기대만 믿고 뛰어드는 장세는 힘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시장 일각에선 장기 전망에 대한 낙관론도 이어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최근 '비트코인 2026' 행사에 참석해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개월을 비트코인 시장의 전환점으로 규정하며 기관투자가들의 비트코인 편입 확대, 기업들의 보유량 증가, 주요 은행권의 비트코인 담보 주택담보대출 도입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고 비트코인의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변동성은 견뎌내겠다. 10년 뒤 누가 승리할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단기적으로는 거시경제 변수에 따라 출렁이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제도권 편입과 장기 보유 수요 확대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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