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점주도 다시 뛰게 한 피자헛의 반전…"추가 출점 고민도"[인터뷰]

배지윤 기자 2026. 5. 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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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헛과 10년 인연' 안명현 점주 인터뷰 "소송은 더 나은 파트너십 위한 과정"
"겨울 배달까지 뛰며 매출 사수…브랜드 노출 위한 본사 마케팅 투자 절실"
28일 서울 광진구 피자헛 구의점에서 만난 안명현 점주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매장에 오신 손님들이 '피자헛 망한 거 아니냐'고 많이 물어보세요. 그럴 때마다 지금은 잠시 힘든 시기일 뿐이라고, 40년 넘은 브랜드인 만큼 앞으로도 충분히 다시 성장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광진구 피자헛 구의점에서 만난 안명현 점주는 이런 손님들의 반응을 떠올렸다. 차액가맹금 소송과 기업회생으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이 겹치며 매장 운영에도 영향을 받았던 시기였다. 다만 현재는 소송이 마무리되고 정상화 국면에 접어든 만큼 이를 브랜드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었다.

과거 피자헛은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자재 가격에 마진을 붙이는 '차액가맹금'을 수취해 왔으나, 해당 내용이 계약상 충분히 고지·합의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면서 점주들과 갈등이 불거졌다. 이후 집단 소송으로 이어졌고 하급심 법원은 이를 부당이득으로 판단했다.

이후 올해 초 대법원 판결로 본사의 반환 책임이 확정됐다. 법원은 약 210억 원 규모의 부당이득 반환을 명령했고 이에 따라 재무 부담이 크게 늘었다. 결국 한국피자헛은 영업권을 PH코리아라에 넘기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당 양수 작업은 올해 6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소송 참여했지만…바라는 건 브랜드 정상화"

안 점주는 차액가맹금 소송단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이다. 통상 소송에 참여한 점주들이 공개 인터뷰를 꺼리는 것과 달리 그는 인터뷰 자리에 나섰다.

소송 참여 당사자였음에도 입을 연 이유는 분명했다. 회사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가 누구보다 피자헛의 정상화를 바라는 데에는 오랜 인연이 있다. 20대 시절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직영점 부점장까지 근무했고 사내에서 만난 배우자와 결혼까지 이어졌다. 이후 광장점에 이어 구의점을 창업했으며, 현재 구의점에서 월 매출 6000만 원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그가 소송에 참여한 건 현실적인 이유에서였다. 장사가 예전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 점주는 "2020년 전후로 매출 상승세가 꺾이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점주들의 부담이 커졌다"며 "일정 매출을 넘지 못하면 고정비 압박이 커지는 구조상 개선 요구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부당이득 반환 소송 역시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는 "가맹사업은 신뢰가 전제돼야 하는데 당시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이번 소송 과정 자체가 더 나은 파트너십을 만들기 위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소송과 매장 운영을 분리해 바라봤다. 안 점주는 "소송은 소송이고 점주로서 해야 할 일은 결국 브랜드를 지키는 것이었다"며 "지금도 본사와 관계를 유지하며 더 나은 방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내 피자헛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6.1.16 ⓒ 뉴스1 황기선 기자

"재도약 관건은 마케팅…본사 역할 강화 필요"

실제 안 점주는 소송과 기업회생이라는 굵직한 변화를 겪는 와중에도 매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모범 점주'로 꼽힌다. 많은 변화 속에서도 그가 강조한 핵심은 '기본'이었다. 그는 "배달 매장의 핵심은 따뜻함, 맛, 안전 세 가지"라며 "기본이 지켜지면 고객분들은 다시 매장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고객이 따뜻한 피자를 가장 좋은 상태로 받아볼 수 있도록 겨울철에도 직접 배달에 나서는 등 매장 운영 전반을 꼼꼼하게 관리했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단골 고객 확대와 재주문 증가로 이어졌고 현재 구의점은 전국 매출 10위권 안에 드는 상위권 매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시간도 있었다. 소송과 기업회생이 이어지는 동안 브랜드 이미지가 흔들리면서 고객 반응도 예전만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인지도와 신뢰 덕분에 단골의 충성도는 일정 수준 유지될 수 있었다.

안 점주는 "피자헛은 한 번 창업하면 오래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구의점 상권 특성상 매장이 자주 바뀌는데도 이 매장은 오래 유지되고 있다"며 "저 역시 10년 정도매장을 운영했지만 20~30년 넘게 매장을 이어온 점주들도 적지 않다. 이 점만 봐도 브랜드 경쟁력이 나쁘지 않다"고 했다.

한때 부침을 겪었던 그의 매장은 이제 안정 궤도에 올라섰다. 매장이 자리잡으면서 그는 추가 출점도 검토 중이다. 배경에는 본사의 변화가 있다. 기업회생 과정에서 '반값다 피자' 등 가격 부담을 낮춘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접근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안 점주는 "점주 입장에서는 3만 원짜리 피자 한 판보다 2만 원짜리 세 판을 파는 구조가 더 유리하다. 실제로 가격 허들을 낮춘 '반값다 피자' 프로모션 이후 구매 건수가 20~30% 늘었다"며 본사가 가격 부담을 낮춘 전략이 현장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 효과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영업권을 인수하는 PH코리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안 점주는 "그동안 광고모델 부재 등 브랜드 노출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며 "TV·SNS·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예비 창업자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조만간 피자헛이 창업박람회 참여를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로운 운영 주체와 점주들이 힘을 모아 브랜드가 다시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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