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액비냐 에너지원이냐…중동사태로 급부상한 ‘가축분뇨’ 쓰임 놓고 ‘팽팽’
한돈협회, 별도의 이용 촉진법 제정 주장
기후부, 농경지 양분 과잉 심각 정밀시비 절실


중동 사태에 따른 화학비료 원료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가축분뇨가 대체제로 급부상했다. 축산관련 단체에선 가축분뇨 퇴액비를 원활히 쓸 수 있도록 규제 중심의 현행법 외에 이용 촉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환경 관련 정부부처에선 별도의 이용 촉진법 제정보다는 가축분뇨를 바이오가스·고체연료 등 에너지원으로 사용토록 하는 게 바람직다고 맞선다.
이는 4월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의원(서울 종로)과 김정호 의원(경남 김해을)이 주최하고 대한한돈협회·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자연순환농업협회가 주관한 ‘가축분뇨 자원화 촉진과 이용 다각화를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축산단체, “가축분뇨 이용 촉진법 제정해 사용 활성화해야”=간담회에선 규제 위주의 법 체계가 가축분뇨 자원화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가축분뇨법)’은 가축분뇨 자원화와 적정 처리를 통해 축산업을 지속 가능하게 하고 환경을 보전할 목적으로 2006년 제정됐다. 하지만 기후에너지환경부 소관으로 집행되다 보니 가축분뇨 이용 확대가 아닌 단속 중심의 법이 됐다는 게 축산업계 측 설명이다.
이기홍 대한한돈협회장은 “십수년간 축산농가는 규제와 처벌 중심의 관리 체계 속에서 자원화의 길을 찾지 못해 고통받아 왔다”며 “실질적인 이용 촉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축분뇨 자원화 시설 의무화, 자원화 촉진 계획 수립, 탄소 저감 지원 등을 담은 ‘가축분뇨 이용 촉진법(가칭)’을 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이영수 자연순환농업협회장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시비처방기준과 2020년 대비 79% 삭감된 액비 살포비 지원금은 가축분뇨 퇴액비 이용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영길 한돈협회 부회장은 “비료가 엄격한 공정규격에 따라 적합하게 제조됐다면 제품으로 인정하고 일반 비료와 같이 유통·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진현 한돈협회 전무는 발제에서 ▲주거시설 100m 이내 살포 금지 ▲로터리 작업 등 의무화 ▲살포 면적 규제 ▲복잡한 신고·보고 절차 ▲지자체별 다른 처벌 기준 등을 자원화 활성화를 막는 각종 규제로 언급했다.
조 전무는 “가축분뇨는 틀어막을수록 문제가 되며 해답은 자원화를 통해 토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기후부, “한국 농경지 양분 과잉 심각…퇴액비보단 에너지원으로”= 기후부는 가축분뇨 자원화·에너지화에 대해 공감를 표시했지만 가축분뇨 액비 사용에 대해선 신중한 견해를 보였다. 토양 환원 중심 처리 방식이 물리적으로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기후부에 따르면 가축분뇨 일일 발생량은 평균 13만7100t이고, 이중 83.8%가 퇴액비로 처리된다. 국내 토양 양분수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비교했을때 질소 수지는 1㏊당 193㎏으로 1위, 인 수지는 42㎏로 2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농경지 단위면적당 양분 과잉이 심한 국가 중 하나라는 게 기후부 측의 설명이다.
장재훈 기후부 수질수생태과 사무관은 “가축분뇨는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닌 자원”이라면서도 “토양에는 정밀 시비를 통해 필요한 양만 살포하고 나머지는 바이오가스·고체연료 등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 방향”이라고 밝혔다.
이어 “규제샌드박스(새로운 기술·서비스에 대해 규제를 면제해주는 제도)를 활용해 고체연료·바이오차 등 다양한 에너지 활용 방안을 신속히 검토하고 법령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재경 농림축산식품부 축산환경자원과장은 “중동 정세로 인한 비료 가격 상승 상황에서 가축분뇨가 대체재로서 기회를 맞았다”면서 “시비처방서 유효기간 연장과 민간 발급 기구 확대 등 농가 편의를 위한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 농진청 등 관계기관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그러나 “새로운 법률 제정에 대해서는 기후부의 환경적 규제를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인사말에서 “가축분뇨를 폐기물이 아닌 수익이 되는 자원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며 “현장의 기술력은 이미 자원화 토대를 마련했으니 소통과 법제화를 통해 소중한 자원이 낭비되지 않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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