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문 배드민턴협회장 "15점제 이미 준비…우리 '슬로스타터' 아냐"
"대표팀 차원 준비 돌입…충분히 적응할 수 있어"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2027년 1월부터 배드민턴계 아주 커다란 바람이 분다. 게임 당 21점 승리제에서 15점 획득 시 승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무려 6점이나 줄어드는 획기적인 변화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덴마크 호르센스에서 열린 87회 BWF 정기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를 통해 '15점 3게임 제도(3×15)' 도입을 승인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2006년 도입돼 20년 넘게 유지된 21점 승리제가 사라지고 2027년 1월4일부터 15점을 먼저 획득하면 해당 게임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바뀐다.
각 게임 중 앞서고 있는 선수가 8점에 도달하면 60초 이내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 14-14 동점 상황에서는 2점 차를 먼저 벌리는 쪽이 승리하되 최대 21점까지만 진행한다. 효율성과 형평성을 위해 3게임(최종 게임)에서는 한쪽이 먼저 8점에 도달했을 때 코트를 바꾼다.
제도 변경의 취지는 연중 많은 대회를 소화하는 선수들의 체력을 보호하고, 진행 속도를 높여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경기 시간이 늘어지는 것을 방지, 방송 중계 등 노출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변화가 현재 배드민턴계를 지배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자단식 안세영, 남자복식 서승재-김원호가 나가는 대회마다 트로피를 싹쓸이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시스템을 바꿔서라도 독주를 막으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안세영과 서승재-김원호 모두 단단한 수비력과 정교한 스트로크로 초반보다는 중후반에 더 힘을 발휘하는 소위 '슬로스타터' 유형이라 이런 주장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은 "크게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김동문 회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변화가 미리 예고됐고 우리도 충분히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우리 선수들만 변화된 룰을 적용받는 게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동일하다. 어느 정도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고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선수들이 충분히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는 21점제에 맞는 훈련 방식과 경기 운영을 펼쳐 왔다. 시스템에 맞게 운영하다보니 '슬로스타터'라는 이미지가 생겼지만, 우리 선수들이 결코 늦게 시동 걸리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한 뒤 "이미 준비도 하고 있다"고 자신감 있게 덧붙였다.
김 회장의 말처럼, 안세영은 이미 스타일 변화를 꾀하고 있었다. 상대를 맥 빠지게 만드는 철벽 수비는 안세영 본인의 체력도 떨어뜨리는 단점도 있었기에, 보다 적극적인 공격을 가미하는 형태로 플레이스타일을 수정 중이었다.
김동문 회장은 "게임이 길어지면 부상 위험도 있고 체력적인 문제도 발생한다. 그래서 박주봉 감독님 부임 후 빨리 끝낼 수 있는 경기는 빨리 끝낼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로 바꾸고 있었다"면서 "15점제가 도입된다는 것도 선수들 모두 인지하고 있었다. BWF가 발표했으니 이제 대표팀 차원에서도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배드민턴협회 차원의 빠른 조치도 주목할 만하다. 선수들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미리 움직여 왔다.
김동문 회장은 "BWF 회장을 한국에 초청도 하고 유선으로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변화를 체크했다. (BWF 회장이)먼저 소스를 주면서, 빨리 준비하라는 이야기도 전해줬기에 선제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한국 배드민턴의 위상이 전과는 달라졌다. BWF도 이제 중국만큼 한국을 신경 쓰고 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김동문 회장은 지금의 좋은 흐름을 잇기 위해 배드민턴계 전체가 계속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회장은 "안세영 선수도 그렇고 서승재-김원호 선수도 그렇고, 나가는 대회마다 계속 우승하고 있는데 이런 결과를 낸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박수를 보낸 뒤 "선수들이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코칭스태프와 배드민턴협회 모두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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