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공휴일 쉴래"…집단 무단결근한 버스 기사들 [사장님 고충백서]

곽용희 2026. 5. 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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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기사들이 공휴일 근무 지시를 거부하고 '유급휴일'을 요구하며 출근하지 않은 것은 '정당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비록 사기업에도 공휴일을 유급휴가로 보장해 주는 근로기준법이 시행됐어도, 버스의 공공성 등을 고려한다면 회사가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고 공휴일 운행을 지시한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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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휴일 쉬겠다" 버스기사 집단 출근 거부
회사 “휴일수당 주고 근무 지시 가능” 충돌
성탄절·설·대선일 줄줄이 결근…결국 ‘중징계’
법원 “공휴일에 반드시 대체휴무 줄 의무 없어”
“버스는 공공적 특성”…휴일근무 지시 합법 판단
사진=연합뉴스


시내버스 기사들이 공휴일 근무 지시를 거부하고 '유급휴일'을 요구하며 출근하지 않은 것은 ‘정당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비록 사기업에도 공휴일을 유급휴가로 보장해 주는 근로기준법이 시행됐어도, 버스의 공공성 등을 고려한다면 회사가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고 공휴일 운행을 지시한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 "공휴일 유급휴무 보장" 집단 결근한 기사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제11민사부는 최근 버스 운전원 A씨 등 3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무효확인 소송에서 이같이 판단하고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사건은 2021년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30인 이상 사업장에도 ‘관공서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해야 하는 법(근로기준법 55조 2항)이 시행되면서 불거졌다. A씨 등 버스 기사들은 이를 근거로 '공휴일 유급휴무'를 요구했다. 이날 일을 하지 않고 유급으로 쉬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준공영제 노선을 운영하던 회사의 입장은 달랐다. 2024년 11월 회사는 “배차표에 지정된 승무원은 승무 의무가 있다. 향후 공휴일 유급휴일 요청은 승인이 불가하다. 개인적 사유로 근무가 불가피하면 연차를 신청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이에 반발한 기사들은 2024년 성탄절부터 2025년 신정은 물론 구정 설연휴, 삼일절과 대체 공휴일, 대통령 선거일과 현충일까지 줄줄이 출근을 거부했다. 

이에 회사도 이들에게 1차 ‘견책’부터 시작해 2차 '승무 정지 2~3일', 3차 '승무 정지 1개월', 4차 '승무 정지 6주'에 이르는 단계적 징계를 내리면서 파국으로 치달았다. 결국 기사들은 회사를 상대로 징계가 무효라는 소를 제기했다. 

버스기사들은 법원에서 근로기준법의 개정 취지를 강조했다. 이들은 "개정 조항은 (회사는) 근로자에게 유급휴일을 부여하거나 적법한 '대체휴무 제도'를 마련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사들은 또 "유급휴일 지정을 요청한 것은 회사 단체협약에 따라 '휴일근로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므로 무단결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 법원 "반드시 대체휴무 줄 필요 없어"

하지만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 55조 2항의 입법 취지는 공무원과 일반 근로자가 공평하게 휴일을 누리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도 '휴일근로'를 허용하고 있는 반면, 업무 특성상 공휴일에 근무를 하는 경우에도 '대체휴무'를 부여하라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라며 "공휴일 근무를 반드시 대체휴일로 보장해주라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지적이다. 

이어 "시내버스는 업무의 성질상 공휴일에도 운행이 계속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회사도 공휴일 근무자에 대해 '유급휴일수당'과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및 휴일 근로에 따른 가산수당을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자들은 55조 2항 단서에 따른 '휴일대체' 조항(공휴일 근무를 특정일 휴무로 1대1로 대체하는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회사는 공휴일은 '휴일'로 놔둔 채 노사합의(단체협약)에 근거해 휴일 근로를 명하는 방식이었다"라며 휴일대체 조항은 이 사건에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봤다. 

이어 재판부는 “배차 시간표에 따라 근무 지시를 받았음에도 임의로 근무 지시를 불이행하며 결근한 것은 취업규칙상 ‘정당한 승무 지시 및 배차 지시 불이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정상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공휴일 유급휴일화가 '반드시 쉬어야 한다'는 절대적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특성에 따라 정당한 수당을 지급한다면 휴일근무 지시가 가능함을 명확히 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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