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美 클래리티법 통과 확률 '82→46%' 뚝…입법 지연에 기대 꺾였다

최재헌 기자 2026. 5. 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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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의견 충돌에 발목…클래리티법 통과 기대 '뚝'
美 중간선거 국면 돌입·국제 현안 산적…행정부, 클래리티법 통과 촉구
지난해 1월 미 의회 의사당 건물을 둘러싼 철제 펜스 앞을 자전거를 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2025.1.19 ⓒ 뉴스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탈중앙화 예측시장 플랫폼에서 미국 '클래리티법(가상자산 시장구조화법)'의 연내 통과 가능성이 두 달 만에 82%에서 46%로 급락했다.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을 둘러싼 업권 갈등과 입법 지연이 겹치며 연내 통과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미국이 중간선거 국면에 접어들고 중동 지역 군사 긴장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는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의견 충돌에 발목…클래리티법 통과 기대 '뚝'

3일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미국 '클래리티법'의 연내 통과 확률은 46%로 집계됐다. 해당 예측 시장에는 약 58만 달러(약 8억 6124만 원)의 자금이 몰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클래리티법은 미국 가상자산 3대 법안 중 하나로, 규제 당국의 관할권 정리와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개발자 보호,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여부 등 시장 규율 체계를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가상자산 산업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코메 프로스트 코인베이스 유럽경제지역 총괄은 "클래리티법은 세계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를 좌우하고 있다"며 "법안이 통과하면 시장 신뢰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내 통과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낮아졌다. 폴리마켓에서 해당 법안의 통과 확률은 두 달 전까지만 해도 80%를 웃돌았지만, 이후 점차 하락해 지난달 25일에는 42%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입법 절차 지연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초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지난 1월 마크업(법안 수정 및 표결 절차)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4월 이후로 미뤄지며 기대가 약화한 것이다.

핵심 쟁점은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여부다. 금융권은 스테이블코인 보유에 이자를 지급할 경우 은행 예금 이탈과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가상자산 업계는 이자 지급이 디파이 생태계의 핵심 기능이라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스테이블코인 '단순 보유'에 따른 이자는 지급하지 않되, 스테이블코인 결제나 스테이킹(예치)에 따른 활동 보상은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수정안이 나왔다. 그러나 은행권은 이자는 물론 이 같은 '우회 보상'까지 모두 막자는 입장이다. 보상이 붙는 순간 은행 예금과 다를 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연내 통과 가능성을 더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 투자은행 TD코웬은 클래리티법 올해 통과 확률을 약 30%로 전망했다.

재럿 사이버그 TD코웬 워싱턴 리서치 상무이사는 "현재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위원장 1명만 재직 중으로, 추가 위원 인준에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며 "7월 말 처리 시한을 맞추기 위해서는 향후 4~6주 내 절차가 시작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탈중앙화 예측시장 규제 편입 여부를 둘러싼 논쟁과 내부자 거래 우려, 트럼프 가족과 관련된 이해충돌 문제 등이 겹치며 민주당 내 이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가족과 연계된 월드리퍼티파이낸셜(WLFI) 프로젝트를 둘러싼 논란 역시 법안 지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美 중간선거 국면 돌입·국제 현안 산적…행정부, 클래리티법 통과 촉구

정치 일정도 변수다. 앞서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의 타협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5월 중 법안 추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 한 보좌관은 "일정 연기는 스테이블코인 이자 관련 의견 차이를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며 "디파이 보호 관련 쟁점은 대부분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 승인 과정에서 큰 장애물은 남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입법 여건은 녹록지 않다. 그는 "오는 8월부터 상원이 사실상 선거 체제로 전환해 11월 중간선거 준비에 들어가는 만큼, 실질적인 입법 가능 기간은 약 12주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에 국토안보부 예산 문제와 중동 지역 군사 긴장 등 주요 현안이 겹쳐 법안 처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행정부는 입법 촉구에 나선 상황이다. 패트릭 위트 미국 백악관 가상자산 자문위원장은 X(옛 트위터)를 통해 "클래리티법 연기로 미국이 가상자산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최대 수혜자는 중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밈 코인 만찬 행사에서 클래리티법 통과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은행권을 향해 "가상자산 입법을 가로막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법안 통과를 지연시키고 있는 은행권을 비판하면서 "은행들이 클래리티 법을 훼손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백악관 차원에서 이를 막겠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

<용어설명>

■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 정부나 기업 등 중앙기관의 통제 없이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면 블록체인 기술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 스테이블코인
달러화 등 기존 화폐에 가치가 고정된 가상자산을 말한다. 시가총액 기준 1위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는 달러와 1:1로 가격이 연동된다. 1USDT가 1달러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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