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취향 저격한 中 SUV”…고급감·기술 다 잡았다 [시승기-지커 7X]

정경수 2026. 5. 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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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성·공간·첨단기술 ‘삼박자’
이동식 라운지급 공간·레벨2++ 주행보조
한국에선 라이더 빠지고 자율주행도
이르면 올해 7월 한국 출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에서 시승한 지커의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X. 정경수 기자

[헤럴드경제(항저우)=정경수 기자]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한국 시장 공략을 앞두고 꺼내든 첫 카드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X’를 직접 타봤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체감할 수 있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에서 진행된 시승 행사에서 지커 7X를 약 20분간 체험했다. 중국에서는 국제운전면허가 통용되지 않아 직접 운전 대신 동승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차량의 성격을 파악하기엔 충분했다.

차에 오르자마자 느껴진 건 ‘정숙함’이다. 외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실내는 전기차 특유의 고요함을 넘어선 ‘프리미엄 세단급’ 정숙성을 보여줬다. 여기에 넓게 펼쳐진 파노라마 루프는 개방감을 극대화하며 공간의 체감 크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29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에서 시승한 지커 7X가 NZP(내비게이션 기반 주행보조 시스템)를 통해 차로 변경을 수행하는 모습. 방향지시등 작동 후 주변 차량 흐름에 맞춰 부드럽게 차선을 이동하는 등 자연스러운 주행을 이어갔다. 정경수 기자
“SUV 넘어 ‘이동식 라운지’…공간·기술 완성도 눈길”

2열 시트는 깊게 눕혀지는 구조로, 사실상 ‘패밀리 SUV’를 넘어 ‘이동식 라운지’에 가까운 경험을 제공했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디지털 시스템이다. 주행 중에는 차량 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두뇌 ‘토르칩’이 학습을 진행 중이라는 표시가 실시간으로 뜨는 등 ‘스마트카’ 성격이 강하게 드러났다. 인포테인먼트 반응 속도도 빠르고 직관적이어서 사용성이 뛰어났다.

주행 보조 기능도 인상적이다. 지커 7X는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의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 실제 체감 완성도가 꽤나 높았다. 특히 ‘NZP(내비게이션 기반 주행보조 시스템)’ 기능을 활성화하자 차량은 내비게이션 경로를 따라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로 변경이 필요한 구간에서는 방향지시등을 켠 뒤 망설임 없이 부드럽게 옆 차선으로 파고들었고, 가감속 역시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급격한 조작 없이 물 흐르듯 이어지는 주행 감각은 ‘보조’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운전자 개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안전 장치는 촘촘했다. 지커 관계자는 “운전자가 30초 간 핸들을 잡지 않으면 경고를 주고, 3번 알림 후에도 반응이 없을 경우 차량이 스스로 안전한 위치로 정차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에서 시승한 지커 7X가 자동주차 기능을 통해 스스로 주차 공간을 인식하고 차량을 정렬하는 모습. 운전자가 하차한 상태에서도 주변 상황을 인식하며 매끄럽게 주차를 완료했다. 정경수 기자
“고급감으로 승부…프리미엄 SUV 기준 제시”

상품성 측면에서는 ‘고급감’이 핵심이다. 외관은 한층 세련된 인상을 준다. 그릴과 수평을 이루는 슬림한 헤드램프와 간결한 차체 비율은 지커 특유의 ‘수평 디자인’ 정체성을 강조하며 기존 중국차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7X는 나파 가죽 시트와 마사지 기능, 21개의 지커 스피커로 구성된 사운드 시스템 등을 갖추며 프리미엄 SUV 기준을 충실히 만족시킨다. 특히 지커 특유의 수평형 헤드램프 디자인과 간결한 차체 비율은 기존 중국차와는 다른 세련된 이미지를 만든다.

공간 활용성도 강점이다. 차체 길이는 4.8m 수준이지만, 2.9m에 달하는 휠베이스 덕분에 실내 공간은 한 체급 위 차량에 가까운 여유를 제공한다. 다양한 수납공간과 넉넉한 2열 구조는 ‘가족용 SUV’라는 포지셔닝을 분명히 한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앞트렁크(프렁크)는 경쟁 모델 대비 다소 작은 편으로, 우산 같은 간단한 짐 정도만 수납 가능한 수준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에서 시승한 지커 7X의 앞트렁크(프렁크) 모습. 소형 짐 위주의 수납이 가능한 구조다. 정경수 기자
“韓선 일부 기능 빠진다”…가격 5000만원대 예상

한국 출시를 앞두고 일부 기능이 제한될 가능성도 변수다. 국내 규제로 인해 라이다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과 일부 첨단 기능은 제외되고,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ACC(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2열 디스플레이 역시 안전 규정상 빠질 것으로 점쳐진다.

주차장에 도착해 주차 위치를 지정한 뒤 차량에서 내리자 7X는 스스로 공간을 탐색해 매끄럽게 주차를 완료했는데, 이 기능은 국내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에서 시승한 지커 중형 전기 SUV 7X의 트렁크 공간 모습. 정경수 기자

중국 기준 엔트리 모델(75㎾h·후륜구동)의 가격이 22만9800위안(약 495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출시 가격은 5000만원 초반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동급 수입 SUV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시장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전 속도와 주행 성능 모두 ‘숫자’로 경쟁력을 입증한다. 10~80% 충전에 13분, 제로백 3.8초라는 수치는 7X가 단순한 패밀리 SUV를 넘어 고성능 전기차 영역까지 아우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커 7X는 더 이상 ‘중국 전기차’라는 틀로만 평가하기 어려운 모델이다. 고급감과 공간, 첨단 기술을 두루 갖추며 한국 소비자 취향을 정교하게 겨냥했다. 출시 시점은 올 하반기, 이르면 7월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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