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속 춘향이가 앓았던 상사병, 진짜 정체는[일터 일침]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2026. 5. 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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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이 전라북도 남원의 대표 문화유산인 '남원 광한루'의 국가지정문화유산(국보) 지정을 예고했다.

조선 초기 재상 황희가 유배지에서 세운 누각이 400여 년의 세월을 견디고 국가 최고 등급 문화유산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항산화(Antioxidants)'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우황청심원은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뇌 신경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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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승철 광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
화병, 분노·억울함 등 부정적 감정 누적돼 발생
WHO 국제질병분류에 한국 문화결합 증후군 등재
한의학에선 기의 순환 돕고 열 내리는 한약 처방 활용
클립아트코리아

국가유산청이 전라북도 남원의 대표 문화유산인 ‘남원 광한루’의 국가지정문화유산(국보) 지정을 예고했다. 조선 초기 재상 황희가 유배지에서 세운 누각이 400여 년의 세월을 견디고 국가 최고 등급 문화유산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광한루 하면 가장 먼저 고전소설 ‘춘향전’을 떠올리게 된다.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이 시작된 곳이 이 누각이었다. 몽룡이 한양으로 떠난 뒤 춘향은 식음을 전폐했다. 온몸에 기운이 빠지고 잠을 이루지 못했으며 가슴은 타는 듯 뜨거웠다. 고전은 이를 그리움 때문이라고 표현했지만 구체적 병명은 따로 있다. 바로 상사병이다.

상사병은 단순히 낭만적 미사여구가 아니라, 한의학이 실제로 다룬 병증이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억울해도 하소연할 곳 없는 상황이 반복되면 감정이 기의 흐름을 막는다. 기가 막히면 관련 기운이 열로 바뀌고, 그 열이 심장을 달구어 심화가 강해진다. 춘향의 식욕 저하, 불면, 흉부 열감은 오늘날 화병의 전형적인 양상과 겹친다. 화병은 분노와 억울함 같은 부정적 감정이 해소되지 못하고 누적될 때 발생하는 심신 복합 증후군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에 한국 문화결합 증후군으로 등재할 만큼 실체가 인정된 질환이다.

한의학에서는 화병을 치료할 때 기의 순환을 돕고 열을 내리는 한약 처방을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가미소요산’은 간의 기운이 막혀 열로 변하는 상태를 풀어주는 처방으로, 우울감과 불안이 뒤섞인 스트레스성 감정 장애에 폭넓게 쓰인다. 가슴 열감과 불면이 함께 나타날 때는 ‘황련해독탕’을 고려하기도 한다. 화병의 증상 중 하나인 급격한 숨가쁨이나 두근거림이 나타나면 우황청심원도 고려해볼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항산화(Antioxidants)’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우황청심원은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뇌 신경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화병은 개인의 체질과 증상 패턴에 따라 처방이 달라지므로 전문 한의사의 진단을 거져야 한다.

생활 습관 관리도 전문적인 치료 못지 않게 중요하다. 격렬한 운동보다는 걷기나 가벼운 스트레칭처럼 기를 완만하게 순환시키는 활동이 화병 체질에 맞는다. 자신의 감정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습관도 막힌 기를 푸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된다.

춘향은 결국 몽룡을 다시 만나 병이 나았다. 하지만 현실에선 상황이 해결되더라도 화병이 바로 낫지 않을 수 있다. 감정이 오래 눌려왔다면 몸이 그 흔적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가슴 열감이나 치밀어 오르는 분노가 반복된다면 내 몸을 먼저 살펴보는 게 어떨까.

염승철 광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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