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구 완투'가 낭만? '혹사 긍정' 논란에 뭇매 맞는 이대호…"최동원 커리어 알면서 이런 말 하나"

한휘 기자 2026. 5.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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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한휘 기자= 이대호가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감행한 '소신 발언'에 야구팬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대호는 지난 1일 본인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 [RE:DAEHO]'를 통해 1군에서 선발 투수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드러내는 토종 투수가 줄어드는 원인 중 하나로 고교야구의 투구 수 제한 문제를 거론했다.

이대호는 "지금 아마추어에선 60개, 80개 개수 제한이 있다 보니 신인 투수들이 선발로 와서 성공하는 선수가 거의 없는 것 같다"라며 "다음 경기에도 써야 하다 보니 개수를 제한시키고 다른 투수로 바꾼다"라고 말했다.

이어 "옛날처럼 완투하고 그다음에 던질 수 없어서 투수를 아껴야 하니 그런 부분이 많이 문제가 된다"라며 "냉정하게 말하면 아마추어에서 개수 제한 규제도 풀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을 예시로 들었다. 오가키니치다이 고교의 좌완 투수 타케오카 다이키는 지난달 이른바 '봄 고시엔'으로 불리는 선발고교야구대회(센바츠) 1회전 경기에서 10이닝 188구 1실점 완투승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이 사례와 비교해 "(한국은) 낭만이 사라졌다"라며 "혹사일 수도 있지만, 그 친구에게는 평생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지 않냐"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MLB) 월드 시리즈의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이야기도 꺼냈다. 야마모토는 2차전에서 9이닝 105구 1실점 완투승을 거둔 후 불과 하루를 쉬고 3차전이 연장 18회까지 가자 불펜에서 몸을 풀며 등판을 준비했다.

실제 등판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초인적인 정신력이었다. 심지어 피로한 상황에서 6차전 선발 투수로 나와 96구를 던지고, 7차전 9회에 나와 34구를 소화해 팀의 우승을 직접 만들며 월드 시리즈 MVP까지 수상했다.

이를 두고 이대호는 "야마모토는 되고 누구는 안되나,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건 없다"라며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영상이 올라온 후 팬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 영상 댓글 등지에서는 이대호의 야구관이 너무 '올드스쿨'에 치우쳐 있다며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투구 수 제한이 없던 시절 고교야구 무대는 일부 에이스들만 집중적으로 등판시켜서 성과를 내는 구조였다. 그 과정에서 대성하는 선수도 있었지만, 반대로 어린 나이에 집중된 혹사 끝에 몸이 망가져 일찍 사그라든 선수도 많았다.

한때 '역대급' 유망주 투수로 촉망받았으나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혹사당하다가 끝내 부상에 시달리며 몰락한 한기주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고교시절 2000년대 서울권 최고의 대어라고 불리던 성영훈 역시 비상식적인 혹사가 부상으로 돌아오며 프로에서는 별다른 발자취를 남기지 못했다.

일본과 한국을 비교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고교 선수 전원이 프로를 지망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고등학교를 끝으로 야구를 그만두거나 프로가 아닌 실업 무대로 넘어가는 선수가 적지 않다.

이들에게 고시엔을 비롯한 전국대회는 사실상 마지막 불꽃을 불사르는 곳인 만큼, 혹사 여부는 별 상관이 없다. 프로에 간 선수들은 고시엔에서의 투구 수 등을 고려해 입단 후 한동안 1군 등판 없이 교정과 재활에만 집중한다.

심지어 일본조차도 '손수건 왕자'로 유명한 사이토 유키가 고시엔에서 7경기 950구를 소화한 뒤 결국 부상에 시달리며 프로에서 실패하는 사례가 나왔고, 이에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같은 빅리거들이 선봉에 서고 있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걸린 월드 시리즈와 고교야구를 비교하는 것에도 "동일선상이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애초에 월드 시리즈에서 무리해서 투구한 야마모토도 정규시즌에는 철저히 관리받은 점은 간과하기도 했다.

이런 차이점을 무시한 채 188구 완투승이라는 사례를 들고 와서 '낭만'이라는 표현으로 포장한 셈이다. 이에 최근 투수 혹사에 예민해진 야구팬들이 격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나 같은 영상에서 유망주 투수들을 불펜에서 마구잡이로 굴릴 것이 아니라 인내심을 갖고 선발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해 큰 호응을 받아놓고는, 동시에 혹사를 긍정하는 주장도 내놓으면서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많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 댓글 등지에서는 "본인 영구결번 옆 등번호 11번 선배(최동원)가 어떤 커리어를 보냈는지 잘 알면서 이런 말씀을 하시나", "혹사를 낭만으로 포장하면 안 된다", "절대로 지도자 하면 안 될 분" 등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 팬은 "롯데 오랜 팬이고 이대호 선수도 좋아하는데, 특유의 올드스쿨 마인드가 너무 싫다"라며 "개인적으로 (감독으로) 롯데는 안 왔으면 한다"라며 날선 반응까지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대호와 같은 전설적인 선수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을 두고 야구에 대한 관심도가 높지는 않은 일부 팬들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사진=유튜브 '이대호 [RE:DAEHO]' 영상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뉴시스,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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