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뜨거운 수돗물 튼 것 같아”… 따뜻한 심해수, 남극을 녹이고 있다
남극 대륙 향해 서서히 이동
빙하 장벽 역할 얼음판을 밑에서 녹여
빙하·빙상에 해수면 58m 높일 물 함유
상대적으로 따뜻한 극지방의 심해수 덩어리가 점차 규모를 키우면서 남극의 빙붕 아래로 이동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따뜻한 물이 남극의 해안가를 따라 형성돼 있는 빙붕을 아래에서 녹이면, 장벽이 사라지면서 남극 내륙의 빙상과 빙하가 바다로 흘러가게 된다. 남극의 빙상과 빙하에는 전 세계 바다의 수위를 58m 높일 만큼의 물이 함유돼 있어 세계의 해수면 상승을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빙하(Glacier)는 육지에서 눈이 쌓여 압축된 뒤 중력에 의해 천천히 이동하는 얼음층이며, 빙상(Ice Sheet)은 육지를 광범위하게 덮고 있는 가장 큰 형태의 빙하다. 빙붕(Ice Shelf)은 빙상이 바다로 흘러와 바다 위에 떠 있는 두꺼운 얼음 덩어리로, 빙하가 바다로 흘러내리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연구의 주 저자인 케임브리지 지구과학대학 조슈아 랜햄은 “이 따뜻한 물이 남극 빙붕 아래를 흐르면서 밑에서부터 얼음을 녹여 빙붕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랜햄에 의하면, 심해의 열이 남극해를 가로질러 이동하는 것을 연구자들이 직접 관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것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후 모델에서 예측됐던 현상이었지만, 우리는 데이터에서 이를 본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이 온난화 추세를 확인할 만한 충분한 연속적 데이터가 부족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남극을 도는 남극해에 대한 연구는 선박 조사에 의존해 왔다. 이 조사들은 보통 10년에 한 번 정도 실시됐으며, 온도, 염분, 영양염 수준에 대한 상세한 스냅샷을 제공했다. 하지만 측정 간격 때문에 해양을 통한 열의 장기적 변화를 추적하기 어려웠다.
이와 달리 이번 연구팀은 이 선박 기록과 전 세계 자율 부표 네트워크의 데이터를 결합했다. 표류 기기인 아르고 플로트는 상층 바다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더 빈번한 관측을 제공하지만, 사용 기간은 짧았다. 연구팀은 머신러닝 기법을 사용해 플로트 데이터를 선박 측정에서 확인된 패턴과 결합했다. 이 접근법을 통해 지난 40년간 해양 상태를 월별 상세한 기록으로 재구성할 수 있었고, 따뜻한 해수의 꾸준한 이동을 발견할 수 있었다.

퍼키는 이러한 따뜻한 물의 확장이 과학자들이 온난화하는 세상에서 예상하는 바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초과 열의 90% 이상이 바다에 흡수되며, 남극해가 그 열의 상당 부분을 흡수한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히 얼음이 녹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케임브리지대 지구과학대학의 알리 마샤예크 교수는 “남극해는 전 지구 열과 탄소 저장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므로, 이곳의 열 분포 변화는 전 지구 기후 시스템에 더 넓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극지방 근처에서는 매우 차갑고 밀도가 높은 물이 형성돼 깊은 바다로 가라앉는다. 이때 열, 탄소, 영양분을 아래로 끌어당겨 컨베이어 벨트라고도 불리는 전 지구적 해류 시스템을 구동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런데 기온이 상승하고 빙하가 녹아 담수가 증가하면 이 시스템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0억 빚 → 600억 매출…허경환은 ‘아버지 SUV’ 먼저 사러 갔다
- 호적조차 없던 이방인서 수백억원대 저작권주…윤수일, ‘아파트’ 뒤 44년의 고독
- “내가 암에 걸릴 줄 몰랐다”…홍진경·박탐희·윤도현의 ‘암 투병’ 기억
- 47세 한다감도 준비했다…40대 임신, 결과 가르는 건 ‘나이’만이 아니었다
- 100억 쓰던 ‘신상녀’ 300원에 ‘덜덜’…서인영 “명품백 대신 가계부 쓴다”
- “통장 깔까?” 1300억 건물주 장근석의 서늘한 응수…암 투병 후 악플러 ‘참교육’한 사연
- "故 전유성, 지금까지 '잘 놀았다'고"…최일순, 유작 작업 중 그리움 드러내
- “깨끗해지려고 썼는데”…물티슈, 항문 더 망가뜨리는 이유 있었다
- “밤에 2번 깨면 다르다”…피곤인 줄 알았는데 ‘야간뇨 신호’였다
- "계좌 불러라" 폐업날 걸려온 전화...양치승 울린 박하나의 '묻지마 송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