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km 韓 에이스, 981일 만에 승리했는데…조용했던 더그아웃 물폭탄 세례 없었다, 왜?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승환 기자] "이상한거 준비하는 거 아니죠?"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4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67구, 3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981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해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한 안우진은 올 시즌에 돼서야 1군 무대로 돌아왔다. 안우진은 지난달 12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이례적으로 1군에서 재활 등판을 시작했다. 그리고 18일 KT 위즈를 상대로 2이닝 1실점(1자책), 24일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는 3이닝 1실점(1자책)으로 순조로운 빌드업 과정을 수행했다.
그리고 안우진은 네 번째 등판에서는 4이닝을 던질 차례였다. 그런데 더 이상의 빌드업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안우진은 네 번째 등판부터는 4이닝을 건너뛰고 과감하게 5이닝을 던져보기로 결정했다. 물론 투구수가 적어도 5이닝, 투구수가 많을 경우에는 빠르게 교체될 수도 있었지만, 결과만 잘 따라온다면 첫 승까지도 노려볼 수 있었다.
이날 안우진의 경기 초반은 탄탄함 그 자체였다. 안우진은 1회초 박찬호와 다즈 카메론을 모두 땅볼로 요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더니, 박준순에게 이날 최고 구속인 158km 패스트볼을 뿌려 첫 삼진까지 솎아내며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그리고 2회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흔들림 없었고, 3회 오명진-정수빈-박찬호를 모두 뜬공으로 묶어내며 순항했다.


첫 실점은 4회였다. 선두타자 카메론에게 땅볼을 유도했는데, 이때 안치홍이 실책을 범했기 때문이다. 이후 안우진은 박준순에게 안타를 맞고, 양의지에게 역전 2타점 2루타까지 맞으면서 급격하게 흔들렸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안우진은 김민석-안재석-양석환을 모두 삼진으로 묶으며 추가 실점을 막았고,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오명진-정수빈-박찬호를 잡아냈다.
그리고 이날 키움 타선이 힘을 내면서, 4-2로 승리하게 됐고, 안우진은 지난 2023년 8월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무려 981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뒤 키움의 더그아웃이 너무나 조용했다. 2018년 데뷔한 뒤 1군에서 43승을 쌓았지만, 에이스가 약 3년 만에 거둔 승리를 축하할 법했는데, 그 누구도 안우진이 중계방송사 인터뷰를 하는 동안 축하를 해줄 분위기를 만들지 않았다. 이에 안우진은 따로 축하를 받지 못한 채 취재진과 만났다.
어떻게 된 것일까. 안우진은 '복귀전인테 물도 안 뿌려주고, 속상하겠다'는 말에 "하지 말라고 했다"고 답하며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물 맞기가 싫어서요"라고 웃었다. 이어 "(오)석주 형이 '물 뿌려줄까?'라고 물어봤는데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며 "혹시 지금 준비하고 있는 거 아니죠?"라며 주변을 살폈다.


경기를 돌아보면 어땠을까. "세 경기를 나가면서 내 감각으로 던진 경기가 별로 없었다. 롯데전 때 주변에서는 '좋았다'고 하시던데, 옛날에 던지던 느낌은 아니었다. 때문에 쉬는 동안 분석팀, 코치님들가 이야기를 하면서 신경을 썼고, 왼발을 살짝 오픈시켜 봤는데, 그제서야 조금 더 던지기가 편하더라. 감각적으로는 오늘이 옛날과 가장 비슷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운드에서 최소 실점을 하되, 내가 원하는 공에 많이 던지자는 생각이었다. 그 부분에서 결과가 좋았던 것도, 안 좋았던 것도 있었다. 적시타를 맞은 것은 가운데로 조금 몰렸다. 이런 것이 실전 감각인 것 같다. 그래서 (김)건희에게도 '몸쪽 사인을 낼거면 더 가까이 붙어 주면 좋겠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 그거 빼곤 아쉬운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점수를 뽑아준 타자 후배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1-2로 지고 있다가, 올라온지 얼마 되지 않은 (권)혁빈이와 (양)현종이가 적시타를 쳐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5이닝 2실점을 했는데, 승리를 했다는 점은 불펜의 덕도 많이 본 것이다. 공을 돌리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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