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지난 아들이 이렇게 아픈데”…RSV 예방 사각지대 놓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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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건강을 지키는 일조차 부모의 경제력에 좌우되는 시대다.
영유아 폐렴의 주범인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예방 수단이 국내에 도입됐지만, 정부 지원이 없는 '전액 자부담'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정부가 예방접종관리법 제정을 통해 다양한 수단을 포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실제 현장의 체감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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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항체 주사 있지만 전액 자부담
미국·호주 등은 공공지원 확대 중

RSV는 생후 2년 이내 영유아 대부분이 한 차례 이상 감염되는 급성 호흡기 바이러스다. 단순 감기로 오인하기 쉽지만, 하기도 감염으로 진행될 경우 임상적 위험성은 매우 높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RSV는 영아 세기관지염 원인의 50~75%를 차지하는 핵심 기전이며 영아기 폐렴을 유발하는 가장 주된 원인균으로 꼽힌다.
질환 자체의 고통도 문제지만 잦은 외래 진료와 심한 경우 입원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비, 그리고 맞벌이 부부 등에게 닥치는 돌봄 공백은 가정 경제와 심리에 큰 부담이다.
그동안 개인 위생과 손 씻기에 의존해온 RSV 예방 체계는 지난해 2월 항체 주사인 니르세비맙의 도입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니르세비맙은 기저질환이나 미숙아 여부와 관계없이 첫 RSV 유행 시즌(10월~이듬해 3월)을 맞은 모든 신생아와 영아를 대상으로 한다.
영아들은 스스로 항체를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에서 만든 항체를 직접 주입하는 ‘수동 면역’ 방식이 선호된다. 백신이 체내 면역 체계를 자극해 항체를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라면, 예방 항체 주사는 외부에서 배양된 항체를 직접 주입해 빠른 보호 효과를 제공한다.
문제는 수십만원에 달하는 비용이다. ‘항체’를 주입하는 방식은 백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없다. 감염병예방법상 정부 지원은 주로 ‘백신(능동 면역)’ 중심의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국한돼 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예방접종등록시스템에 RSV 예방 항체를 포함하면서 행정적 관리 기반은 마련했으나, 실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비용 지원 등의 장치는 여전히 공백 상태다. 백신이 아니라는 기술적 해석에 매몰돼 실제 방역 현장의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과 스페인, 캐나다 등은 RSV 예방 항체를 공공 재원 기반의 전체 영아 대상 프로그램으로 편입했다. 특히 호주는 수동 면역 제품을 백신의 범주에 포함하기 위해 국가보건법 개정을 추진했고 현재 입법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최근 국내에서도 정부가 예방접종관리법 제정을 통해 다양한 수단을 포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실제 현장의 체감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RSV가 의학적으로 충분히 통제 가능한 질환의 영역에 진입한 만큼, 보편적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정부의 결단과 예산 뒷받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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