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 시작했는데 귀가 울려…이 '이상한 경험' 이유 밝혀졌다

우울증으로 항우울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뒤, 귀에서 소리가 울리는 증상을 경험했다는 사례가 임상 현장에서 꾸준히 보고돼 왔다. 약물과의 관련성을 의심해도 이를 설명할 명확한 근거는 충분하지 않았다.
최근 세로토닌과 청각 경로를 잇는 신호가 동물실험에서 확인되면서, 항우울제 복용에 따른 이명의 배경을 설명하는 단서가 제시됐다.
이명은 외부 소리가 없는데도 귀나 머릿속에서 '삐', '윙' 같은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다. 단순한 소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면장애와 불안·우울을 동반하며 일상 기능과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세계 성인의 약 14%가 이명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려워 주변에서 고통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교와 중국 안후이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생쥐 실험에서 뇌 속 세로토닌이 청각계로 직접 이어지는 연결 경로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경로가 이명 상태에서 관찰되는 것과 유사한 신경 활동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세로토닌은 기분과 수면뿐만 아니라 감각 신호 처리에도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열 항우울제는 시냅스 내 세로토닌 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9년 전 의심했고, 이번에 경로까지 찾았다
교신저자(연구를 총괄한 책임 저자)인 로런스 트러셀 오리건 보건과학대학교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은 2017년 세로토닌이 청각 관련 뇌 부위 신경세포를 과도하게 흥분시킬 수 있다는 연관성을 제시한 바 있다. 그때부터 세로토닌이 이명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됐지만, 뇌의 어느 부위에서 어떤 경로를 통해 나타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생쥐 뇌에 광섬유를 삽입해 세로토닌 신경세포의 활동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세로토닌을 생성하는 뇌간 신경세포에서 청각 처리를 담당하는 뇌 부위로 이어지는 연결 경로를 확인했다. 이어 이 경로를 자극하자 실제 소리가 없는데도 소리에 반응하는 행동이 나타났고, 차단하자 반응이 감소했다. 오랫동안 물음표로 남아 있던 경로가 이번 연구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공동 교신저자인 탕정취안 안후이대 교수는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더 명확하게 보여주는 결과"라며 "새로운 치료 접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뇌 부위는 뇌간(호흡·심박 등 기본 생명 기능과 감각 신호 전달을 담당하는 영역)에서 청각 신호를 처음 처리하는 영역이다. 생쥐와 인간 모두에서 구조와 기능이 유사하고 이명 발생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로토닌 신경이 이 부위로 연결되는 경로 역시 인간에서도 유사하게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SSRI를 시작한 뒤 이명이 발생하거나 악화됐다는 임상 보고가 이어져 왔는데, 이번 연구는 그 현상을 뇌 수준에서 설명할 단서를 제시했다.
트러셀 교수는 "의사들이 환자가 약 복용 후 이명이 나빠졌다고 할 때 그 호소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했다.
같은 약인데 왜 귀는 더 울릴까
생쥐 실험 결과가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연구팀 역시 해석의 범위를 제한했다. 이번 연구는 세로토닌과 청각계를 잇는 특정 신경 연결이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SSRI가 사람에서 이명을 악화시킨다는 인과관계를 직접 입증한 것은 아니다. 개인의 세로토닌 민감성, 복용 용량, 기존 이명 상태 등에 따라 실제 증상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항우울제가 처방되는 현실에서, 이번 연구는 세로토닌 농도를 높이는 SSRI 계열의 작용 기전에 초점을 맞췄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같은 SSRI를 복용해도 사람마다 증상 반응이 다른 이유를 생물학적으로 설명할 단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트러셀 교수는 "뇌의 특정 부위와 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을 개발하면 항우울 효과는 유지하면서 청각에 미치는 영향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 있는데 항우울제를 권유받는다면
이명이 있는 상태에서 우울·불안으로 항우울제를 처음 처방받는 경우, 해당 증상을 담당 의사에게 알리고 약 선택과 대안 여부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SSRI를 먹고 있는데 이명이 심해졌다 해도 임의로 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갑작스러운 중단은 불안·어지럼증 등 금단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담당 의사가 용량 조절이나 약 변경을 판단, 조정해야 한다.
이 연구가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청각·언어장애 연구소의 지원을 받은 점도 주목된다. 이명은 미국 군 복무자·재향군인에게 가장 흔한 장애 중 하나로, 폭발 충격·총성에 반복 노출된 군인들이 이명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우울증을 동시에 앓으며 SSRI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필요성과 연관된 지원으로 해석된다.
이번 연구 논문은 '이명 행동 발생에 관여하는 독립적 세로토닌 회로(A discrete serotonergic circuit involved in the generation of tinnitus behavior)'라는 제목으로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4월 20일 실렸다.
최승욱 기자 (swchoi6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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