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싸우다 내부전쟁…美국방, 육군참모총장·해군장관 날렸다[디브리핑]
전쟁와중 군수뇌부 연쇄 교체에 지휘체계 불신 확대
호르무즈·핵협상 교착…전시 리더십 공백 부담
국방부 “개혁 불가피” vs 의회 “전쟁 중 혼선 위험”
트럼프 결단 주목…안보라인 재편 가능성 거론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이란과의 군사 충돌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 국방부 내부 갈등이 격화되며 전시 지휘체계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국방장관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트럼프 행정부 안보라인이 구조적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인용해 “현재 상황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다시 지명될 경우 인준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의원들은 자진 사퇴 필요성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최종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는 분위기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인사 논란을 넘어 전쟁 수행 체계의 안정성과 직결된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핵심은 전쟁 국면에서 이어진 고위 군 인사 교체다. 헤그세스 장관은 최근 랜디 조지 육군참모총장의 사임을 압박한 데 이어 존 펠런 해군장관을 해임했다. 여기에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리사 프란체티 해군참모총장, 제프리 크루즈 국방정보국장, 제임스 슬라이프 공군참모총장 등 주요 군 수뇌부가 잇따라 교체되면서 국방부 내 지휘라인이 크게 흔들렸다.
군 지휘부의 연쇄 교체는 통상적인 정권 교체기와 달리 전시 상황에서는 훨씬 큰 리스크로 작용한다. 현재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와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협상 교착 속에서 군사적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해상 통로 확보, 중동 지역 미군 배치, 동맹국 방어 등 복합적인 작전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휘라인의 연속성이 약화될 경우 작전 효율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란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제재 완화’를 우선 협상 의제로 제시하며 핵 문제를 후순위로 미루는 전략을 취하면서 협상 구조도 복잡해지고 있다. 군사적 압박과 외교 협상이 동시에 작동하는 국면에서 국방부 내부 의사결정 체계가 흔들릴 경우 정책 일관성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은 공개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조니 에른스트 의원은 랜디 조지 장군 해임과 관련해 “실수였다”고 평가하며 군 인사 결정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의원들은 전시 상황에서의 잦은 인사 교체가 “불필요한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쟁점은 헤그세스 장관과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 간 갈등이다. 드리스콜은 JD 밴스 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의회 공화당 내에서 신뢰도가 높은 인물로 평가된다. 이런 인물과의 공개적인 갈등은 헤그세스 장관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방부는 인사 교체가 개혁의 일환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숀 파넬 대변인은 “행정부의 정책과 목표를 신속히 수행할 수 있는 인사로 재편하는 과정”이라며 “기존 인력 구조로는 대규모 조직 개혁이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국방부와 같은 초대형 조직은 정책 전환 시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의회는 전시 상황이라는 특수성을 강조하며 반박하고 있다. 전쟁 수행과 동시에 조직 개혁을 추진할 경우 지휘 혼선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곧 군사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여름 이후 추가적인 장성급 인사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 회의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옆에서 발언하고 있다.[로이터]](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2/ned/20260502160136397dzze.jpg)
정치적 부담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미국 내 여론이 악화되는 가운데, 국방부 리더십 논란까지 겹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회 승인과 예산, 군사 전략이 맞물린 상황에서 국방부와 의회 간 갈등이 심화될 경우 정책 추진 동력 자체가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핵심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이다. 헤그세스 장관을 유지하며 개혁 기조를 밀어붙일지, 아니면 전시 안정성을 우선해 안보라인을 재정비할지에 따라 향후 미국의 대이란 전략과 협상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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