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3개월' 광주·전남, 유가 급등·원자재 수급난에 '울상'
기름값 1600원→2000원대 상승
나프타 수급난…포장재 품귀현상
소상공인 "물량 없고 팔아도 적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생한 지 3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유가 폭등과 원자재 수급 불안이라는 '이중고'가 장기화되고 있다. 전쟁 초기 유가 상승으로 시작된 여파는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한편 포장용기 가격 급등으로 자영업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광주·전남 민생 전반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피해는 생활 전반 곳곳에서 나타났다.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인해 종량제 쓰레기봉투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졌고, 광주원예농협 등 농업 현장에서는 비료 등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여기에 기름값 상승까지 겹치면서 지역민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운수업계 "기름값 무서워 핸들 잡기 겁나"
물량 감소와 연료비 인상으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곳은 운수업계다. 이전 1600원 수준이던 기름값이 현재 2000원대로 중동 전쟁 이전과 비교해 약 400원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화물차 운전기사 정철진(61)씨는 "안 그래도 전쟁 이전부터 경기가 안 좋아 물량이 확 줄었는데 전쟁까지 터지니 더 힘들다"며 "전쟁 전에는 기름을 4만원어치 채우면 360㎞를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300㎞도 채 타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농·어민 "생산비 폭등에 농·어업 포기 직전"
전남의 농·어촌 지역은 생산비 폭등으로 마비 상태다. 전남 장성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나모(50)씨는 "면세유 가격이 전쟁 전에 비해 30%가량 올랐다"며 "대농들은 기름 저장 탱크가 있어 미리 확보해두는 등 대안이 있지만 대부분의 일반 농가는 그렇지 못해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이어 "영농철이 돌아와 기름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목상권 "원재료 품귀에 수급난까지 이중고"
지역 소상공인들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에 시름하고 있다. 광산구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고모(56)씨는 "엔진오일 입고가가 순식간에 30% 이상 올랐다"며 "비싼 금액을 줘도 발주 넣은 만큼 물건이 들어오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고씨는 "손님들이 가격 부담에 오일 교환 시기를 늦추거나 차량 운행을 줄이는 등 소비 심리가 눈에 띄게 위축됐다"고 덧붙였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명미선(61)씨는 "전쟁 이후 반찬 용깃값은 30%, 가스비와 비닐류는 10% 올랐다"며 "재료비와 포장재 가격이 모두 올랐지만, 이를 손님에게 그대로 전가할 수 없어 오롯이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25년째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계화씨 역시 "전쟁 전 7만8000원에 구매하던 비닐을 어제는 13만8000원을 주고 샀다"며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가장 뼈저리게 느끼는 사람들은 바로 소상공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포장 용기를 주문하려 해도 공장 측에서 '나프타 대란'으로 창고에 재고가 없다고 해 아예 구하지도 못했다"며 "그나마 찾아주시는 단골손님들 덕에 장사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매출 타격이 너무 커 힘들다"고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