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변하는 ‘5월 효도’…용돈 대신 ‘구독 상품’·집에서 홈 파티도

직장인 김모씨는 다가오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매년 하던 호텔 식사 예약 비용이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부모님 모시고 4인 가족이 한 끼 식사를 하면 50만 원이 훌쩍 넘는다”며 “차라리 그 비용으로 집에서 식사(홈 다이닝)하고 실용적인 선물을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았지만 소비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계속되는 고물가 기조에 이른바 ‘효도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선물 대신 실용적인 선물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2일 구글 검색 트렌드를 보면 단순 ‘어버이날 선물’ 키워드보다 ‘시니어 가전’, ‘부모님 건강 모니터링’ 등의 검색량이 전년 대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에이지테크’(Age-Tech) 제품들이 대세다.
대표적으로 ‘AI 건강 모니터링’이다. 예컨대 부모님의 수면 패턴이나 활동량을 체크해 자녀의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보내주는 스마트워치 등이 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웃돌면서 집에서 즐기는 ‘홈 파티’ 수요도 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고급 밀키트 세트와 프리미엄 과일 선물세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상승했다.
현금 봉투 일색이던 선물 문화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에는 매달 일정 금액의 건강기능식품이나 신선식품을 배송해주는 정기 구독 서비스를 결제해드리는 자녀들도 늘고 있다.
“한 번에 큰돈이 나가는 것보다 매달 자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좋다”는 부모세대의 긍정적인 반응도 이어진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유통업계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형마트는 실속형 식자재 할인 행사에 집중하는 반면, 백화점과 가전 업계는 보상 판매 프로모션을 통해 안마의자와 AI 가전 구매 문턱을 낮추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비용으로 더 오래 지속되는 가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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