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목욕탕 의자 아냐?...서울 강남에서 만나는 ‘목욕탕 도시’ 부산

조은별 기자 2026. 5. 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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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친구가 전시물을 둘러보다가 깜짝 놀란다.

이 별난 조화는 부산의 목욕탕을 8년간 기록해온 '매끈연구소'와 욕실 인테리어 전문기업 '로얄앤코' 간 협업으로 탄생했다.

목욕 문화라는 공통분모를 기반으로 서울 강남구 '갤러리로얄'에서 전시 '목욕탕 해부학 : BUSAN(부산)'을 연 것이다.

이름처럼 부산의 독특한 세신 풍습부터 목욕탕 주인의 철학까지 세세히 '해부'하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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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로얄 ‘목욕탕 해부학 : BUSAN’ 전
휴식 공간으로 거듭난 목욕탕 변화 조명
의자·때수건·빗 등 예전 목욕탕 풍경부터
등밀이 기계와 세신대 누워보는 체험까지
부산의 독특한 세신 풍습부터 목욕탕 주인의 철학까지 만날 수 있는 전시 ‘목욕탕 해부학 : BUSAN’ 현장. 로얄앤코

“부산에 목욕탕이 서울보다 많다고?” “때밀이 수건이 부산에서 만든 거였어?”

두 친구가 전시물을 둘러보다가 깜짝 놀란다. 어라, 그런데 이들이 대화를 나누며 앉은 곳은 목욕탕 의자다. 매끈하고 한가운데 구멍이 난 낮은 의자 군단이 전시장에 죽 늘어섰다.

이 별난 조화는 부산의 목욕탕을 8년간 기록해온 ‘매끈연구소’와 욕실 인테리어 전문기업 ‘로얄앤코’ 간 협업으로 탄생했다. 목욕 문화라는 공통분모를 기반으로 서울 강남구 ‘갤러리로얄’에서 전시 ‘목욕탕 해부학 : BUSAN(부산)’을 연 것이다. 

이번 전시는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찜질방·쑥뜸·욕탕이 인기를 끌면서 목욕탕을 새로운 휴식 공간으로 재조명하고자 마련했다. 이름처럼 부산의 독특한 세신 풍습부터 목욕탕 주인의 철학까지 세세히 ‘해부’하는 게 특징이다.

목욕탕 입구에서 볼 법한 커튼을 달아 전시의 몰입감을 한층 높인다.

전시장 입구엔 뜨거운 탕 모양이 그려진 커튼이 걸렸다. 이를 젖히고 들어서니 어린 시절 부모님 손잡고 따라가던 동네 목욕탕 풍경이 절로 떠오르는 듯하다. 

내부는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먼저 벽 한면 가득 펼쳐진 부산과 목욕의 오랜 인연이다. 그 시작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삼국유사’엔 신라의 재상인 충원공이 동래에서 몸을 씻곤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후 부산항 개항으로 일본식 탕 문화가 들어왔고 근대식 욕장과 온천도 하나둘 생겨났다. 그러다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목욕탕은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다. 제조업 공장에 다니던 노동자가 퇴근길에 먼지를 씻어내기 알맞은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동네 곳곳에 남은 목욕탕을 세세히 파고들 순서다. 매점 직원으로 일하다 가게를 통째로 인수한 이쌍판 부산탕 대표, 어릴 적 목욕탕 주인을 꿈꾸던 강다운 금샘탕 대표의 운영 철학을 읽다 보면 오랜만에 뜨거운 탕에서 목욕재계하고 싶어질지 모른다. 

작품 앞에 놓인 작은 의자와 바구니도 관람 요소다. 강민아 로얄앤코 문화예술팀 대리는 “실제 탕에 온 것처럼 앉아서 볼 수 있게 작품을 아래쪽에 배치했다”며 “몰입도를 높이고자 바구니엔 때수건·비누·빗을 넣어두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 한편에선 경남·부산에서 유행한 등밀이 기계를 체험할 수 있다.

안쪽엔 금방이라도 세신사가 등장할 것 같은 세신실도 꾸렸다. 때를 밀 때 눕는 세신대는 물론 부산의 삼성기계공업사에서 처음 개발한 등밀이 기계까지 체험해볼 기회다. 

등밀이 기계는 전원을 켜면 때수건을 씌운 원판이 돌아가는데, 의자에 앉아 원판 쪽으로 몸을 기대면 닦이는 구조다. 세신대에서도 즐길 만한 독특한 체험이 있다. 세신대엔 엎드려 누울 때 얼굴을 넣을 수 있게 구멍이 뚫려 있는데, 그 아래에 화면을 놓았다. 부산 동대신동 구덕탕 주인의 인터뷰 영상을 누워 보는 이색적인 감상법이다.

영상 자료를 관람하는 방식도 남다르다. 세신대 아래에 화면을 배치해 관람하는 재미를 살렸다.

전시 기간 다양한 목욕용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벼룩시장)도 29~30일에 열린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10만명을 훌쩍 넘긴 목욕 애호가 ‘고독한사우너’와 전 세계 사우나 시설을 소개하는 ‘먼데이사우나’도 참여한다. 강 대리는 “이외에도 부산 목욕 투어도 준비 중”이라며 “전시에서 소개한 탕을 찾아가 실제 부산만의 목욕 문화 직접 느끼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정보는 로얄앤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6월13일까지다. 평일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둘러볼 수 있다. 가격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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