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1.4억달러→200만달러…그들이 기를 쓰고 우주로 가는 까닭 [더테크웨이브]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6. 5. 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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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데이터센터에 대한 궁금증 해부

“지구에 전기·물·땅이 부족해지자, 빅테크들이 24시간 태양광이 비추고 저절로 얼음장처럼 식는 우주로 컴퓨터 창고를 올려보내기 시작했다.”

주요 패권국과 기술 기업들의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의 전장이 우주로 옮겨가고 있다. AI의 폭발적인 성장이 지구(지상) 인프라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다다르면서다.

대표적으로 우주 데이터센터(Space-Based Data Center·SBDC)는 전력난과 냉각 한계에 직면한 지상 AI 인프라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주 공간에 데이터센터를 지어 에너지 공급과 냉각, 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한다는 아이디어다.

모건스탠리는 작년 1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우주 데이터센터가 AI 인프라의 새로운 거대 서사(grand narrative)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전 세계 우주 경제 생태계가 2035년 1조 8000억 달러(약 2500조 원) 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 현장. 스페이스X
우주 데이터센터 개념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먼 미래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구글·아마존·스페이스X·엔비디아 등 빅테크가 전부 뛰어들어 수조 원대 자금이 실제로 움직이는 현실의 사업이 됐다.

이번 <더테크웨이브>에서는 AI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우주 데이터센터와 관련한 궁금증을 정리했다.

우주 데이터센터가 뭔데
챗GPT에 질문을 던지면, 그 답은 어디서 만들어질까.

우리의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예컨대 미국 텍사스나 네바다 어딘가, 축구장 수십 개 크기의 거대한 창고 안에 수만 대의 컴퓨터(서버)가 24시간 쉬지 않고 돌면서 답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거대한 창고가 ‘데이터센터’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말 그대로 이 거대한 컴퓨터 창고를 지구 밖 우주에 띄우겠다는 구상이다.

비행기보다 훨씬 더 높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도는 고도 400km 안팎의 지구 저궤도(LEO)에 인공위성 수십~수만 기를 띄워놓고, 그 위성들 안에 고성능 컴퓨터를 넣어 AI 연산을 시킨다는 개념이다.

미국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Starcloud)는 지난해 11월 엔비디아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실은 60kg짜리 위성 ‘스타클라우드-1’을 실제 궤도에 올렸다. 우주에서 구글의 AI 모델 ‘젬마’와 ‘제미나이’를 직접 돌리는 데 성공했다. 지구 밖에서 AI가 생각을 시작한 셈이다.

기술 상용화 어디까지 왔나
구글과 스타클라우드가 계획하고 있는 우주 데이터센터의 모습. 스타클라우드
스타클라우드는 작년 11월 자사의 첫 위성인 ‘스타클라우드-1’을 발사했다. 무게 60kg의 이 위성에는 데이터센터용 최고 성능 AI 가속기인 엔비디아 H100 GPU가 탑재됐다. 우주 공간에서 최고 성능 GPU가 작동한 것은 처음이었다.

기술 실증을 바탕으로 스타클라우드는 창립 17개월만인 올해 3월 1억 7천만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추가 유치하며 단숨에 기업 가치 11억 달러의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다. 스타클라우드는 태양광 패널 면적만 4㎢에 달하는 5기가와트(GW)급 궤도 초대형 클러스터를 구상 중이다.

캐나다의 우주 통신 기업 케플러 커뮤니케이션즈는 올해 1월 ‘에테르(AETHER)’라 불리는 10대의 위성을 궤도에 성공적으로 올렸다.

이 위성들에는 엔비디아 ‘젯슨 오린’ 엣지 프로세서 40개가 탑재됐다. 위성들은 광학 레이저 통신(OISL)으로 상호 연결돼 우주 공간에서 동적으로 연산을 수행하는 하나의 거대한 분산형 GPU 컴퓨팅 클러스터처럼 작동한다.

지상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내려보내는 데 걸리는 ‘다운링크 지연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궤도상에서 즉각적으로 화재나 군사적 움직임을 추론하고 분석한다는 전략이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지난 1월 30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고도 500~2000km에 최대 100만 대의 데이터센터 위성 배치 허가를 신청했다.

왜 굳이 우주까지 가나
미국 오리건주 더댈즈에 있는 구글 데이터센터에서 직원이 과열된 서버를 진단하고 있다. 구글
AI는 ‘전기 먹는 하마’다. 우리가 AI 챗봇에 질문 한 번 던질 때마다 평균 0.24와트시(Wh)의 전기가 든다. 가령 본격적인 AI 에이전트 시대가 도래해 챗GPT가 하루 25억 건의 질문을 처리한다고 추산할 경우, 이것만으로도 미국 전체 전력의 0.4%를 휩쓸게 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6년경 1000TWh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국가 단위의 전력 수요와 비교될 정도의 규모다. 나아가 2030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는 원전 120기분의 전기를 쓰게 될 전망이다.

맥킨지에 따르면 AI 관련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2030년까지 5조 2000억 달러 투자가 필요하며, 156GW의 AI 데이터센터 용량 추가 확보가 요구된다.

지상 전력망은 이러한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없다. 미국 버지니아에서는 새로 짓는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연결되기까지 7년을 기다려야 한다. 부동산 서비스업체 쿠쉬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현재 25GW 이상의 데이터센터가 건설 중이다.

반면 우주에서는 태양이 24시간 공짜로 비춘다. 구름도, 밤도, 날씨도 없다.

고성능 AI 컴퓨터는 연산을 수행하며 막대한 열을 뿜어낸다. 현재 지상 데이터 센터는 오직 이 열을 식히는 데만 전체 소비 전력의 약 40%를 쏟아붓고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우주에선 인간들 반대도 없다.

데이터센터워치(Data Center Watch)에 따르면 미국에선 최근 2년 동안 지역 반대로 180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차단됐다. 미국 24개 주에서 142개 활동가 그룹이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우주에는 주민도, 민원도, 국경도 없다.

우주데이터센터 현실성은
밤과 낮의 경계인 ‘명암경계선(Terminator line)’ 궤도를 비행하는 스타클라우드 위성의 렌더링 이미지. 스타클라우드
우주데이터센터의 장점은 △태양광 기반 사실상 무제한 전력 △우주진공을 활용한 방사 냉각 △지상 부지·용수·민원 문제로부터의 자유 △지구 저궤도 기반 글로벌 저지연 엣지 컴퓨팅 △탄소중립 가능성 등이 꼽힌다.

스타클라우드에 따르면 지상 40㎿급 데이터센터 10년 운영 시 전력비 약 1억 4000만 달러가 드는 반면, 궤도 데이터센터는 태양광 활용으로 약 200만 달러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도 산더미다. 완전 상용화까지 상당한 난관을 뚫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방향은 맞지만 갈 길이 멀다”고 설명한다.

발사 비용이 10분의 1로 떨어지고, 방사선 견디는 반도체가 개발되고, 우주 조립 로봇이 실전에 투입돼야 현실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시점을 2030년대 중반으로 보고 있다.

우리 모두가 언제쯤 ‘우주 AI’에 수혜를 받게 될까.

현재 우주에서 돌아가는 고성능 AI 칩은 고작 수십 개 수준이다. 엔비디아가 지상에 판 GPU가 2025년 한 해만 400만 개인 것과 비교하면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2030년대부터 본게임이 시작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스페이스X의 초대형 로켓 ‘스타십’이 본격 상용화돼 발사비가 kg당 20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그때부터 우주 데이터센터가 지상과 경쟁할 수 있게 된다는 전망이다.

우주는 왜 안보와 연결되나
빅테크의 우주 경쟁 인포그래픽. 매경DB
우주 데이터센터 경쟁은 민간 기업들의 경쟁을 넘어 이제 국가 안보의 핵심 축으로 재편되고 있다.

단순히 AI 연산을 효율화하겠다는 논리 너머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시간 추적하고 △적국 클라우드 인프라 의존에서 벗어나며 △지상 통신망이 마비된 전시 상황에도 지휘통제(C2)를 유지할 수 있는 ‘전략 자산’으로 간주하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미국은 미사일 방어와 우주 컴퓨팅을 결합하는 길을 택하고 있다. 2025년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발표한 ‘골든돔 포 아메리카’는 탄도·극초음속 미사일을 우주에서 탐지·추적·요격하는 다층 방어체계다. 미국의 제임스 오브라이언 미 우주사령부 위성통신·스펙트럼 부장은 지난 3월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골든돔에 궤도 데이터센터가 필수냐는 질문에 “그것 없이는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중국도 야심찬 전략을 세워둔 상태다.

중국이 지난해 5월 14일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쏘아올린 ‘삼체(三體) 연산 성군’은 세계 최초로 실전 배치된 우주 AI 슈퍼컴퓨터 네트워크다. 류츠신의 SF 소설 ‘삼체’에서 이름을 따왔다.

중국 청두에 본사를 둔 ADA스페이스(궈싱 에어로스페이스)와 저장랩이 공동 개발했다. 위성 1기당 80억 파라미터의 AI 모델을 탑재해 초당 744조 연산(744 TOPS)을 수행한다. 첫 12기만으로도 5페타 연산(PetaOPS)의 컴퓨팅 파워를 낸다.

중국의 최종 목표는 2800기 성군 구축이다. 완성되면 1000 페타OPS에 도달해 지상의 세계 최강 슈퍼컴퓨터를 압도하게 된다는 구상이다.

군사적 함의도 주목할 점이다. 미국 우주작전사령관 살츠먼(B. Chance Saltzman) 장군은 중국의 위성망을 미국 우주 자산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킬웹(kill web)’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삼체 성군은 미사일 발사나 함대 이동을 지상 개입 없이 실시간 탐지·추적할 수 있다. 지상 네트워크가 자연재해·사이버 공격·지정학적 충돌로 마비돼도 궤도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한다. 중국은 이를 ‘신(新)인프라’ 국가전략 및 ‘2030년 AI 세계 1위’ 계획의 핵심 축으로 삼았다. 2035년까지 전체 성군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유럽은 ‘주권(Sovereignty)’과 ‘탄소중립(Net Zero)’이라는 두 축을 내세운 모양새다.

우주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는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가 주도하는 ‘ASCEND 프로젝트’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EU 집행위원회가 타당성 연구에 자금을 댔는데, 2050년 EU 그린딜 탄소중립 목표와 디지털 주권 확보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유럽의 독자 클라우드를 ‘국경 바깥의 궤도’에 띄우겠다는 구상이다.

※용어설명=우주 데이터센터

우주 데이터센터(Space-Based Data Center·SBDC)는 지구 저궤도(LEO) 또는 태양동기궤도(SSO)에 배치한 위성에 고성능 반도체를 탑재해 데이터 저장·처리·AI 연산을 수행하는 인프라를 의미한다. 수십~수만 대의 위성을 레이저 광통신으로 묶어 하나의 거대한 클러스터로 운용하는 방식이 주류로 꼽힌다.

5줄 요약 1. AI 연산 폭증으로 지상의 전력망, 냉각용 수자원, 그리고 부지가 고갈되면서 이를 극복할 궁극의 대안으로 ‘우주 데이터센터(SBDC)’ 급부상 2. 우주는 구름이나 밤낮 제약이 없는 24시간 태양광 발전과 영하 270도 심우주를 활용한 무비용 복사 냉각이 가능해, AI 인프라를 위한 완벽한 물리적 조건 갖췄다. 3. 스페이스X, 구글,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이미 고성능 GPU를 탑재한 위성을 궤도에 올려 실증에 성공했고, 수조 원대 자금을 투입해 패권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4. 천문학적인 로켓 발사 비용, 반도체를 훼손하는 우주 방사선, 궤도상 유지보수 및 조립의 물리적 어려움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5. 차세대 로켓 상용화로 발사 단가가 붕괴하는 2030년대 중반에 진짜 승부처 펼쳐질 전망

※ 프랑스 방산기업 탈레스가 투자한 유럽 최대 위성 제조기업의 우주생태계 전략 담당자 인터뷰를 포함한 <더테크웨이브> 전문은 5월 7일 오픈하는 프리미엄 재테크 콘텐츠 플랫폼 ‘매경플러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 깊이있는 연재를 ‘매경플러스’사이트에서 만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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