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들 차리라” 시작부터 호통친 김태형… 시크함 뒤에 숨었던 감정, 기다림 언제 끝나나

김태우 기자 2026. 5. 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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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인천 SSG전에서 6회까지는 호투했으나 7회 아쉬움을 남기며 결국 시즌 첫 승에 다시 실패한 박세웅 ⓒ롯데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김태형 롯데 감독은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 도중 1회부터 마운드를 전격 방문했다. 김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가는 일이 처음은 아니지만, 1회부터 ‘등판’한 것은 꽤 이례적인 일이었다.

김 감독은 이날 팀의 선발 투수였던 박세웅(31), 그리고 포수였던 유강남에게 뭔가의 이야기를 하고 다시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길게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메시지는 꽤 묵직했다. 김 감독은 2일 경기를 앞두고 당시 상황에 대해 “정신들 차리고 똑바로 던지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세웅은 1회 1사 후 최지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다소 흔들렸다. 이어 최정 타석 때는 2S를 잡고도 피치클락 위반으로 ‘공짜 볼’을 내줬다. 결국 2사 2루에서 에레디아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한유섬 타석 때도 다시 피치클락 위반으로 볼을 내주는 등 뭔가 분위기가 요상해지고 있었다.

김 감독은 배터리 모두를 질타했다. 김 감독은 “초가 가는 것도 모르고 그러고 앉아 있었다. 집중하라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경기가 중요하기도 했지만, 어쩌면 이날 박세웅의 시즌 첫 승 재도전 날이기에 1회부터 분위기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 1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박세웅과 이야기를 하고 내려간 김태형 롯데 감독 ⓒ롯데자이언츠

롯데의 토종 에이스인 박세웅은 올해 승리가 없다.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만 기록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경기력이 아주 형편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5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3.81로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5이닝 미만 강판된 적은 하나도 없었고, 5경기 중 5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경기도 4경기나 됐다.

롯데 타선이 아무리 시즌 초반 고전한다고 해도 한 번은 승리투수가 될 수도 있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에 다 날아갔다. 투수에게 중요한 지표가 여러 가지 있지만, 선발 투수는 승리에 따라 기분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단지 이 경기 하나만이 아닌 시즌 전체를 내다봐도 지금은 한 번쯤 승리투수가 되어야 모멘텀을 일으킬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김 감독이 이날 박세웅의 투구를 더 집중해서 본 이유다.

박세웅은 6회까지 3실점으로 막고 잘 던졌다. 그리고 팀이 0-3으로 뒤진 6회 대거 6득점을 하면서 박세웅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어줬다. 하지만 6-3으로 앞선 7회가 문제였다. 아직 한계 투구 수에 이르지 않은 박세웅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1사 후 정준재 안상현이라는 8·9번 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좌타자 박성한을 상대하기 위해 정현수가 등판하면서 박세웅의 이날 등판은 끝이 났다.

▲ 올 시즌 아직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답답한 시간이 지나가고 있는 박세웅 ⓒ롯데자이언츠

3점 리드에서 불펜이 승리투수 요건을 지켜줄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정현수가 박성한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고, 2사 후에는 최이준이 최정에게 볼넷을 줬다. 결국 현도훈이 에레디아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박세웅의 승리 조건이 날아갔다.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 없는 시즌이다. 팀이 연장 접전 끝에 10-7로 이긴 게 다행이었다.

김 감독은 “(승리가 없어) 본인이 더 조급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운이 따르면 그런 상황도 좋게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 “그게 야구다. 말이 필요 없다. 그것도 자기 복”이라고 시크하게 말했다. 다만 그 어투 속에서도 박세웅이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한편 롯데는 2일 인천 SSG전에서 시즌 두 번째 3연승을 노린다. 이날 승리하면 오후 5시에 열릴 고척 경기(두산-키움)에 따라 최하위 탈출도 노려볼 수 있다. 롯데는 이날 장두성(중견수)-윤동희(우익수)-레이예스(좌익수)-유강남(지명타자)-김민성(1루수)-박승욱(3루수)-전민재(유격수)-손성빈(포수)-한태양(2루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한동희 전준우가 모두 선발에서 빠졌다.

▲ 연장 10회 결승타를 터뜨리며 최근 좋은 타격감을 이어 간 장두성은 2일 경기에도 선발 리드오프로 출전한다 ⓒ롯데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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