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구도 확정 후 여론조사, 미묘한 변화 감지···보수 결집 심상찮다

정용인 기자 2026. 5. 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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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전재수 43.9%, 박형준 43.7%’
대구 ‘김부겸 42.6%, 추경호 46.1%’
광역 여론조사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
“막판 진영 결집은 반드시 일어나”
“2018년 지선 수준 귀결될 가능성”
“2016·2020 총선도 보수 결집 맹위“
과거 여론조사, PK 표심 예측 실패
영남권 결과 뒤집힐 가능성에 촉각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운데)가 4월 30일 오전 부산 중구 중앙공원 충혼탑 참배 후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하정우 전 AI 미래기획수석(오른쪽)과 변성완 부산시당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주간경향] 결과를 물어보려 했으나 끝내 전화 연결은 되지 않았다. 부산에 있는 제이투인사이트랩이라는 신생 여론조사 회사다. 4월 27일, 이 회사가 공표한 부산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가 화제를 모았다.

조사의뢰기관 없이 자체적으로 부산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유선RDD 25%, 통신사 제공 무선전화번호 75%로, 4월 24일부터 25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부산시장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43.9%,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43.7%가 나왔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므로 누가 우열인지 알 수 없는 결과다(이하 인용한 여론조사 결과들 포함,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부산·대구 광역 여론조사 ‘접전’ 양상

직전까지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 기관들의 조사 상당수는 오차범위 밖에서 전재수 후보의 우위를 기록한 데 비해 두 후보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딱 붙은 결과가 나온 건 이 회사의 결과가 유일했다.

여야 대부분의 광역·재보궐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기존 여론조사들에서 광역기준으로 15:1 또는 14:2로 예상됐던 민주당 압승 구도가 바뀌고 있다.

매일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 4월 27일과 28일 대구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ARS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42.6%,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46.1%를 받았다. 역시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이다.

“선거 막판 진영 결집은 반드시 일어난다고 봐야 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의 말이다. 그는 선거 한 달을 앞두고 특히 영남권에서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늘어난 건 현 장동혁 지도부가 잘해서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지역선대위를 꾸리는 것이 과거 같으면 당 분열로 보이지만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변화의 추동력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보다 국민의힘 변화가 나머지 선거 기간에 더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전체적으로 국정 지지도나 주요 양 정당의 상태, 지지층 행보를 종합하면 6월 지방선거 결과는 2018년 지방선거 결과 수준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018년의 경우 광역 기준으로 민주당이 14곳,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곳, 제주도에서 무소속 원희룡이 당선되는 결과를 보였는데 현재의 양당이 그 결과에 근접한 성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지표상으로는 민주당이 2018년도보다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국민의힘의 내부분열 자중지란이 장기화하면서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던 것으로 봐야 한다.”

안 대표는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 등 영남권은 진짜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덧붙였다.

“2016년, 2020년 총선 때도 막판 보수 결집이 맹위를 떨쳤다. 여론조사와는 달리 실제 얻은 의석은 2~3석에 불과했다. 전화 면접이든 ARS든 그 지역의 민주당 지지자들은 열세 지역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응답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4월 27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

실제 2024년 총선 당시 여론조사기관의 기관편향을 고려해 전체 결과를 ‘베이지안 상태공간 모형’으로 종합해 보여주는 ‘여론조사M’의 최종예측을 보면 부산 17개 지역구에서 민주당은 3곳에서 ‘신뢰구간을 벗어나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실제 당선자는 부산 북갑의 전재수 의원이 유일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더 드라마틱하다. 사하갑의 경우 선거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발표된 한국리서치-KBS부산/국제신문 조사(2024년 3월 24~27일, 무선전화면접, 휴대전화 가상번호 500인 조사)에서 최인호 후보는 50%를 받고 이성권 후보는 39%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 최인호 후보가 11%포인트 앞서는 조사였지만 결과는 이성권 후보의 당선이었다.

“실제 전재수 후보가 부산 북구갑에서 당선된 21대와 22대 총선 당시 상대 후보였던 박민식, 서병수가 받은 득표율을 보면 비공표 기간 직전인 선거일 7일 전 여론조사에 비해 10% 이상씩 따라잡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영남 쪽 민주당 지지율이 과대평가됐다고 할 수 있다.” 신창운 인하대 통계학과 초빙교수의 말이다.

의문은 사실상 인지도 조사에 가까운 현재의 선거 여론조사에서 여론조사기관의 노하우가 반영한 가중치를 부여하는 등의 기법 적용이 가능하냐는 점이다. 신 교수의 답이다.

“예컨대 우리는 투표 의향만 물어보는데 미국의 경우 훨씬 질문지가 길다. 투표 행태를 묻는 경우도 사전 투표 장소를 아느냐, 누구랑 갈 것이냐 등을 물어 실제 투표 행동에 가까운 데이터를 얻어내려고 노력한다. 특히 경선 여론조사의 경우 우리 여론조사는 공천을 위한 요식행위에 가깝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과거 여론조사, PK 표심 예측 실패

한국조사연구학회장을 역임한 조성겸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현재 선거 여론조사를 방법적으로 보면 여론조사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노출돼 응답률도 낮지만, 특정 성향을 가진 사람들만 응답하는 경향이 늘어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응답률이 높아야 추정도 의미 있는데 현재는 여론조사가 얼마나 실재를 반영하고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24년 총선 당시 부산 사하을 최종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던 한국리서치 측에게 실제 그후 지역 여론조사 정확도를 올리기 위한 보완책 논의가 있었는지 문의했다. 김춘석 여론조사총괄 부문장은 “특별히 별도로 논의된 것은 없다”라며 “언론사 의뢰조사는 일반론 방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따로 보완책을 만들어 적용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ARS든 전화 면접이든 한계는 분명히 있다. 여론조사라는 것이 결국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인데 유권자가 자신의 지지를 당당하게 밝히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면 그 귀책 사유는 정치권에 있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닐까.”

조사 기법상 한계도 없진 않지만, 근본적으로는 유권자가 떳떳하게 자신의 표심을 드러낼 수 없게 만드는 한국 정치 풍토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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