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간판뿐?…기관장 10명중 4명 수도권 거주

이미연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enero20@mk.co.kr) 2026. 5. 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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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빛가람동 일대에 조성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전경 [나주시]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이 2019년 공식 마무리됐지만, 이전 공공기관 상당수가 여전히 ‘반쪽 이전’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이전 기관 105곳 가운데 기관장 주소지가 이전되지 않은 곳이 46곳에 달해 사실상 절반 가까운 기관장이 수도권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목표로 대규모 지방 이전 정책을 추진했지만, 정작 주요 의사결정권자 상당수는 수도권에 잔류한 셈이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제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 성과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혁신도시와 세종시, 개별 지역으로 이전한 105개 공공기관 중 기관장 주소 미이전 기관은 43.8%에 달했다.

수도권 출퇴근 구조도 여전했다. 이전 기관 60곳은 서울·수도권행 셔틀버스를 운영했으며, 이에 투입된 예산만 2010년부터 2025년까지 총 19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경남 지역이 35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광주·전남(345억원), 강원(287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충북 이전 기관 8곳은 전 기관이 셔틀버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 전체 비용도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늘었다. 총 이전 비용은 9조1549억원으로, 사업 기간은 평균 28.6개월 지연됐고 추가 비용만 6456억원이 발생했다.

여기에 일부 기관은 기존 수도권 부동산 매각 지연으로 막대한 금융비용까지 부담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경우 서울 청사가 아직 매각되지 않아 이자 비용으로만 156억원이 지출됐다.

지역 정착 효과는 일정 부분 있었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분석도 포함됐다. 혁신도시 인구는 2025년 말 기준 약 23만명 증가했고 이전 공공기관 이주 인원도 4만8000명 늘었지만, 가족 동반 이주율은 71%에 그쳤다.

정주여건 만족도 역시 69.4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일부 혁신도시는 인구 증가나 지역 경제 성장률에서 목표치를 밑돌았다.

인력 유출 문제도 확인됐다. 공공기관 평균 퇴사율은 이전 전 2.66% 수준이었는데, 이전 후에는 3.11%로 상승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퇴사율이 1.32%에서 7.72%로 급증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역시 1.56%에서 2.9%로 올라 상승세를 보였다.

예산정책처는 “지방 이전의 형식적 완료보다 실질적 정착 여부에 대한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며 “기관장 실거주, 수도권 잔류 인력, 지역발전계획 이행 수준 등을 종합 점검할 법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생원료 100% 페트병 살펴보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 같은 문제는 향후 추진될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 역시 국가균형발전 기조 아래 추가 공공기관 이전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단순한 물리적 이전이 아닌 실질적 지역 정착과 산업 연계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특히 혁신도시 시즌2와 연계해 기관 이전 효과를 지역 산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확대까지 연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1차 이전 사업에서 드러난 기관장 수도권 잔류, 셔틀버스 운영, 높은 퇴사율 등의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2차 이전 역시 ‘껍데기 이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차기 지방이전 정책은 기관장 실거주 의무화, 수도권 잔류 인력 축소, 지역 정주여건 개선 등 보다 강도 높은 후속 대책 마련이 핵심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4월 기준 전국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19곳이 ‘수도권 통근버스’ 운행을 폐지했다. 아직 운영 중인 27곳도 오는 6월까지 순차적으로 운행을 종료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을 이전해 놓고 서울로 가는 전세버스를 대주고 있다. 그래서 내가 못 하게 했다. 공공기관 이전 효과가 없지 않나”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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