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600에도 갈길 멀다는 ‘투자 여전사’…“ROE 중심 경영에 달렸다” [여의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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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의 핵심 평가지표(KPI)가 자기자본이익률(ROE) 중심으로 재편될 때 비로소 자본시장 체질 개선이 시작될 것입니다."
30년간 시장의 최전선에서 '투자 전문가'로 활약해온 그는 최근 DB손해보험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며 '밸류업 전도사'로 변신했다.
그는 "배당성향이 여전히 30%를 밑도는 금융지주사들만 봐도 개선 여력이 크다"며 "사외이사로서 투자자의 시각과 경영진의 고충을 연결하는 '통역사' 역할을 수행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ROE 중심 경영 체계 확립에 기여하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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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신규투자 신중해야
전력기기 사이클은 더 길다
우주항공, 아직 ‘테마’ 성격”
30년 투자 경력 마치고
DB손보 사외이사로 변신
“경영진과 주주 잇는
‘밸류업 통역사’ 역할”

삼성자산운용 최초의 여성 본부장을 거쳐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을 이끌었던 민수아 전 대표의 일성이다. 30년간 시장의 최전선에서 ‘투자 전문가’로 활약해온 그는 최근 DB손해보험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며 ‘밸류업 전도사’로 변신했다. 서울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민 전 대표를 만났다.
민 전 대표는 원래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이화여대 법대생이었다. 하지만 그는 부모님의 반대를 뒤로하고 90년대 중반 LG화재(현 KB손해보험) 투자팀에 입사하며 금융인의 길을 택했다.
기회는 IMF 외환위기라는 국가적 고통의 시기에 찾아왔다. 선배들이 떠난 빈자리를 지키며 그는 워런 버핏과 피터 린치를 스승 삼아 홀로 100여 개 기업을 발로 누볐다. 사원 신분이었음에도 한 건설사의 현금흐름 악화를 포착해 ‘매도’를 강행하는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한 달 뒤 현실이 된 기업 부도는 그에게 ‘고속 대리 승진’이라는 훈장을 안겨주었다. 이후 30대 초반 투자자문사(인피니티투자자문) 창업 멤버를 거쳐 2006년 삼성자산운용에 합류한 그는, 유리천장을 깨부수며 모든 ‘여성 최초’의 기록을 써 내려간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코스피가 6600선까지 올라왔지만 민 전 대표는 “한국 증시의 잠재력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확언했다. 다만 낮은 주주환원율과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배당성향이 여전히 30%를 밑도는 금융지주사들만 봐도 개선 여력이 크다”며 “사외이사로서 투자자의 시각과 경영진의 고충을 연결하는 ‘통역사’ 역할을 수행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ROE 중심 경영 체계 확립에 기여하겠다”고 역설했다.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냉철한 진단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시장 주도주인 반도체 섹터를 두고는 ‘서늘한 경고’를 잊지 않았다. 그는 “반도체 섹터는 AI 밸류체인의 핵심인 만큼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주요 고객사인 빅테크들의 설비투자(CAPEX)가 둔화되거나, 고공행진 중인 영업이익률이 조금이라도 하락할 경우 사이클 산업의 특성상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러한 하방 위험을 반드시 염두에 두고 시장에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전력기기 분야는 반도체보다 긴 호흡의 사이클을 구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양한 전력망 확충 수요 대비 공급자가 한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최근 관심이 높은 우주항공 섹터는 실제 이익을 내는 스페이스X 같은 기업을 제외하면 여전히 기대감만 앞선 ‘테마주’ 성격이 강하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민 전 대표는 자본시장의 미래를 짊어질 후배 매니저들을 향해서도 조언을 남겼다. 그는 “매니저 생활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난 어느 순간에야 비로소 ‘이제 투자를 좀 알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본질을 깨닫기 위한 ‘절대 시간’의 필요성을 상기시켰다.
특히 3~5년 차에 찾아오는 성과의 함정을 경계했다. 민 전 대표는 “역설적으로 수익률이 가장 잘 나오는 3~5년 차에 많은 이들이 자만에 빠지거나 유혹을 이기지 못해 시장을 떠난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인 숫자에 일희일비하기보다, 투자 그 자체에 깊이 몰입하며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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