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서 홀로 출산…도움 못 받은 10대, 결국 아이 숨지게 했다

경기도의 한 주거지 화장실에서 홀로 아이를 출산한 뒤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해 신생아를 숨지게 한 10대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미성년자의 미숙함과 고립된 상황이 빚은 비극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양에게 장기 2년 6개월·단기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선고 직후 A양은 법정에서 구속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가족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지 못한 채 아무런 준비 없이 출산에 이르렀고, 남자친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출산 직후 충격으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갓 태어난 아기의 생명 역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라며 “어머니로서 최소한의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책임은 무겁다”고 밝혔다.
A양은 17세이던 2024년, 자택 안방 화장실 변기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적절한 구조 조치를 하지 않아 아이가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사건은 미성년자가 임신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한 채 고립된 상태에서 출산까지 이어진 현실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위기 임신 상황에 놓인 청소년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극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법의 판단은 엄중했지만, 도움을 요청할 곳조차 찾지 못한 채 홀로 출산을 감당해야 했던 한 10대의 상황은 우리 사회가 함께 짚어봐야 할 과제로 남았다는 평가다.
박양수 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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