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기사 속 성소수자에 대한 낙인, 차별 댓글로 이어진다
[연구대상 언론] 동성결혼 기사 530건, 댓글 2만1982개 분석 결과
보수 언론 기사 낙인 요소 많이 포함…갈등 중심 기계적 보도 때문
종교 기반 언론사 기사 90.7% 낙인 포함, 비종교 언론보다 5배 많아
기사 프레임·취재원 선택이 댓글의 차별적 낙인 요소도 좌우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3줄 요약
-동성결혼 관련 보수 언론사의 기사가 진보 언론사의 기사보다 성소수자 낙인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종교 재단 기반 언론사 기사는 비종교 언론사의 기사보다 5배 가량 많은 낙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기사의 프레임과 취재원 선택은 댓글의 차별적 낙인 요소에 영향을 미친다.
동성결혼을 다룬 언론 보도에서 보수 언론사와 종교 재단 기반 언론사의 기사에 성소수자에 대한 낙인 요소가 더 많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의 프레임과 취재원 선택이 댓글의 차별 표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향도 확인돼, 언론의 보도 방식이 사회적 낙인을 재생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언론학보 2026년 70권 1호에 수록된 논문 '사회적 연대와 동성결혼 언론 보도: 기사와 댓글의 낙인 요소를 중심으로'(배지은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석사, 안순태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동성결혼을 보도하는 기사와 댓글의 관계를 분석했다. 기사의 프레임, 취재원 활용, 낙인 요소가 댓글에 나타나는 낙인 요소와 어떠한 연관성을 갖는지 살펴본 연구다.
연구진은 2023년 5월31일부터 2년간 동성결혼에 대한 기사 530건과 댓글 2만1982개를 분석했다. 해당 기간에는 혼인평등법 민법 개정안 발의, 동성 배우자에 대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최초로 인정한 대법원 판결, 국내 동성 부부 11쌍의 동성혼 법제화 소송, 보수 개신교계의 '동성혼·차별금지법 제정' 저지 대규모 집회 등 동성결혼 관련 주요 이슈들이 포함된다. 분석 대상은 주요 보수 언론사인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주요 진보 언론사인 한겨레와 경향신문, 종교 재단 기반 언론사인 국민일보와 세계일보 등 총 6개 매체의 네이버 뉴스 기사와 댓글이다. 국민일보는 기독교 기반 언론사, 세계일보는 통일교가 최대주주인 언론사다.
분석 결과, 보수 언론사의 기사(32.9%)는 진보 언론사의 기사(12.6%)에 비해 낙인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그 이유를 갈등 중심의 기계적 보도에서 찾았다. 보수 언론사가 동성결혼 이슈를 정치적·법률적 사건과 단편적인 갈등 중심으로 다루면서 찬성과 반대 입장을 기계적으로 병치하는 관행이 성소수자에 대한 낙인 요소를 그대로 기사에 드러낸다는 해석이다.
기자가 직접 낙인찍는 표현을 사용한다기보다는 낙인 요소를 포함한 취재원 의견을 바로잡지 않거나, 오히려 해당 의견을 기사 제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연구진은 “낙인찍는 주체인 엘리트 취재원, 종교계 등과 낙인찍히는 성소수자 사이에 비대칭적 권력관계가 존재한다”며 “낙인은 주류 권력을 재생산하고 유지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지적했다.
종교 재단 기반 언론사 기사의 90.7%는 낙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었는데, 비종교 언론사(18%)와 비교하면 5배 가량 많은 수치다. 이들 매체는 동성결혼 관련 보도에서 종교 주제를 주로 다루면서 종교인, 정치인, 학자, 의료인 등의 의견을 통해 낙인 요소를 강화했다.
연구진은 실제 보수적 신앙과 보수적 정치 성향이 교차하는 집단은 전체 개신교인의 34.5%에 불과하다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2020)의 조사를 언급하며 “종교 재단 기반 언론사가 성소수자에게 배타적인 종교적 근본주의 입장을 과대 대표하고 있으며, 성소수자에 대한 낙인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단, 연구진은 종교 재단 기반 언론사로 국민일보와 세계일보를 선정했으나 보도량의 불균형으로 인해 분석 결과는 국민일보 특성에 더 크게 좌우됐다고 설명했다.
기사 프레임이 댓글의 낙인 요소 좌우한다
특히 동성결혼과 성소수자가 사회에 미칠 부정적인 결과를 강조하거나,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관련 법안 제정에 반대하는 프레임을 기사에 사용할 때 댓글에서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낙인 요소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 성소수자 단체가 취재원으로 활용되는 경우에도 댓글에서 차별적 낙인 요소가 등장하는 빈도가 높았다.
반면 성소수자나 인권단체를 취재원으로 활용하고 기사에 낙인 요소를 포함하지 않는 경우엔 댓글에서도 차별적 요소가 낮아졌다. 연구진은 “기사의 보도 방식에 따라 댓글에 보다 심화된 형태의 낙인 요소가 나타날 수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뉴스 보도가 사회적 낙인 재생산에 미칠 영향을 짚으며 “오프라인에서의 배제와 차별로 이어질 수 있기에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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