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좌석인데 5만 원 더”… 항공권, 가격 기준이 사라졌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6. 5. 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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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비행기, 같은 자리인데 값이 다릅니다.

지금 항공권은 가격표보다 타이밍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제 제주를 오가는 한 이용객은 하루 차이로 항공권 가격이 약 2만 6,000원 오른 것을 확인했습니다.

왕복 기준으로 보면 약 5만 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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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 33단계 첫 적용… 두 달 만에 5배 급등, 요금 체계 한계 드러나
더는 못 올린다… 부담은 감편·휴직으로 이동, 여행은 ‘예측 불가’ 구간 진입

같은 비행기, 같은 자리인데 값이 다릅니다.

결제 시점에 따라 좌석 비용이 갈립니다.

지금 항공권은 가격표보다 타이밍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 두 달 만에 5배… 처음 찍힌 ‘최고 단계’

1일부터 발권되는 항공권에는 유류할증료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됩니다.
2016년 현행 체계 도입 이후 처음입니다.

상승 속도도 이례적입니다.
지난달 6단계에서 18단계로 오른 뒤, 한 달 만에 다시 33단계까지 올라섰습니다.

두 달 사이 27단계가 이동했습니다.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을 기준으로 매달 조정됩니다.

현재는 제도상 상한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한 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유류할증료가 이미 상한에 도달해 더 전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가가 더 오르면 내부에서 흡수해야 하는 구조로 넘어간다”고 말했습니다.


■ 국내선 4.4배, 국제선 최대 56만 원… ‘추가 비용’ 중심 됐다

부담은 빠르게 커졌습니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7,700원에서 3만4,100원으로 4.4배 상승했습니다.

4인 가족이 제주 왕복 항공권을 예매할 경우 27만 2,800원(3만 4,100원 × 2회 × 4명)이 추가됩니다.

국제선은 편도 기준 최대 50만 원대까지 올라섰습니다.
대한항공은 7만 5,000원에서 56만 4,000원, 아시아나항공은 8만 5,400원에서 47만 6,,200원을 부과합니다.

단거리 노선도 예외가 아닙니다.
후쿠오카 왕복 기준으로도 1인당 약 6만 6,,000원이 추가됩니다.

유류할증료는 원래 운임에 붙는 항목입니다.
지금은 항공권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바뀌었습니다.


■ “하루 차이로 5만 원”… 소비 기준이 이동했다

체감은 즉각적입니다.

실제 제주를 오가는 한 이용객은 하루 차이로 항공권 가격이 약 2만 6,000원 오른 것을 확인했습니다.

왕복 기준으로 보면 약 5만 원입니다.

소비자들은 가격보다 불확실성을 더 크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항공권 가격 변동을 체감했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루 차이로 2만 원 넘게 올랐다”, “왕복 기준으로는 5만 원 가까이 차이 난다”는 등의 반응입니다.

또 다른 이용객은 “비싸진 것도 부담이지만 언제 항공권을 사야 할지 모르겠다는 점이 더 어렵다”며 ”일정을 잡아도 결제를 미루게 된다”고 적었습니다.

여행 계획보다 결제 시점이 비용을 가르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유류할증료 급등 이후 항공권 가격 부담을 호소하는 이용객 글. “이제 더 못 갈 것 같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여행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더 못 올린다… 남은 선택지는 ‘줄이는 것’

항공사도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유류할증료가 최고 단계에 이르면서 추가 비용 전가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제 유가가 더 오르면 손실을 내부에서 감당해야 합니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감편 횟수를 늘렸고, 진에어는 운항 중단 노선을 14개까지 확대했습니다.

티웨이항공은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습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비 부담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노선 조정 외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면서 ”수익성 기준으로 운항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비싸서 못 간다?” 아니, “계산이 안 된다”

여행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될 정도입니다.
미리 예약한 수요와 그렇지 않은 수요 사이의 비용 격차가 커지면서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변화는 가격 상승이 아니라, 예측 가능성이 무너진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놨습니다.

유류할증료는 유가를 반영하는 장치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항공요금 전체를 흔드는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붙어 있지만, 기준은 사라졌습니다.

지금 항공권은 요금이 아니라 타이밍으로 결정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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