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엔저 지나치다”…한국 경제까지 흔드는 ‘약한 엔화’

김광태 2026. 5. 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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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약세가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엔화 약세는 수출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일본처럼 에너지·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는 부작용이 더 크다.

엔저로 일본 여행 비용이 낮아지면서 한국인의 일본 관광 수요가 늘고, 이는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도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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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금리 1.5%” 인상 시사…일본도 엔저 부작용 경고
韓 수출 경쟁력 타격 우려…관광·수입물가 등 복합 영향 확대
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사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엔화 약세가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대규모 금융완화를 이끌었던 인물조차 “지나친 엔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으면서 통화정책 전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약한 엔화=수출 호재’라는 기존 공식이 흔들리는 가운데, 한·일 경제 모두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는 2일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현재 엔화 약세는 지나친 수준”이라며 “달러당 130엔 정도가 적정하다”고 밝혔다. 최근 환율이 160엔 안팎까지 치솟은 상황을 감안하면, 엔저가 일본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발언이다.

그는 일본의 중립금리를 약 1.5%로 제시하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현재 일본은행 정책금리(0.75%)를 고려하면 단계적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는 엔화 약세를 완화하기 위한 통화정책 정상화 필요성과도 맞닿아 있다.

■ 엔저, 일본에도 ‘독’…수입물가·내수 위축 압박

엔화 약세는 수출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일본처럼 에너지·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는 부작용이 더 크다. 원유·가스 등 수입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 비용과 소비자 물가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이는 가계 실질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결국 엔저가 지속될수록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경제 체력이 약화되는 ‘부메랑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 한국엔 ‘수출 경쟁 악화’…관광·물가 변수도

엔화 약세는 한국 경제에도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장 직접적인 부분은 수출 경쟁력이다.

자동차·전자·철강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엔화 가치 하락이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같은 품질의 제품이라면 일본 제품이 더 싸지는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반면 긍정적 효과도 있다. 엔저로 일본 여행 비용이 낮아지면서 한국인의 일본 관광 수요가 늘고, 이는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동시에 일본산 부품·소재 수입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도 있어 일부 제조업에는 비용 절감 요인이 된다.

문제는 이런 효과가 상쇄되지 않고 ‘불균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엔저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가 더 크게 체감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 “엔저 장기화, 한·일 모두 부담”…정책 전환 압력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도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일본은 내수와 물가, 한국은 수출과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압박을 받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구로다 전 총재의 발언을 계기로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엔저 흐름이 꺾일 경우 한·일 경제 모두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갈 수 있지만, 반대로 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양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광태 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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